킹 목사의 ‘미완의 꿈’
  • 허광준 기자 ()
  • 승인 199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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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한주

미국
킹 목사의 ‘미완의 꿈’

  한 위대한 인권 지도자의존재가 스러지기에는 30년이라는 세월도 짧은 듯하다. 오히려, 해가 기울수록 그림자가 커지듯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더욱 크게 울려 퍼진다. 지난 4월4일 미국인들은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킹 목사 서거 30주년 행사를 열어 그를 추도했다.

암살 사건 의혹 새롭게 제기
  킹 목사가 68년 4월 제임스 얼 레일이라는 젊은이에게 암살당한 뒤 경찰은 사건을 이 청년의 단독 범행으로 마무리지었지만, 의혹은 꼬리를 물고 제기되었다. 최근 킹 목사 부인 코레타 스콧 킹 여사는 킹 목사 암살 사건 배후에 의혹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들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진상을 밝힐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63년 8월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계단에서 킹 목사는 역사적 연설을 남겼다. “나는 나의 네 자녀가 언젠가 그들의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되는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

  킹 목사의 꿈을 이루어졌는가.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다. 그의 꿈은 여전히 미국 사회의 건강을 재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만우절 덫에 빠진 만델라

  세계의 내노라 하는 신문들은 만우절인 4월1일 밉지 않은 거짓말 기사를 실어 독자들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들은 만우절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도 조심했지만, 여기저기 쳐 놓은 거짓말의 덫에 결국 걸리고 말았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몇몇 신문이 만델라 대통령과 그의 애인인 그라사 마첼 여사가 호화 유람선에서 선상 결혼식을 올렸다는 거짓말 기사를 만들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결혼설은 그저 만우절 거짓말일 뿐이며 혹시 결혼예복을 입은 두 사람 사진이 실리더라도 컴퓨터로 합성된 사진이므로 믿지 말라고 해명 성명을 발표했다. 이 김빼기 작전으로 신문들의 기도는 무위로 끝나는 듯이 보였다.

  문제는 다른 데서 터졌다. 영국의 한 라디오 방송 디스크 자키 닉 터프는 자기가 토니 블레어 총리라고 속이고 남아공에 전화를 걸어 만델라와 몇 분간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아일랜드 문제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만델라에게 “만우절에는 무엇을 하느냐”라고 물었다. 그 순간 장난임을 눈치챈 듯 전화가 끊겼다는 것이다. 만델라 대통령은 ‘사월의 바보’가 된 것도 국제적 지도자로 떠오른 데 대한 유명세라고 여기고 분을 삭였을 만하다.

팔레스타인
테러 낳을 뻔한 오해

  팔레스타인 과격 회교운동 단체인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모히에딘 샤리프를 암살한 용의자 6명 중 5명이 지난 6일 팔레스타인 경찰에 의해 체포되지 이스라엘 정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관리는 용의자 모두가 샤리프의 측근이며, 샤리프는 하마스 내 권력 투쟁 때문에 암살된 것 같다고 말했다.

  3월30일 피살된 샤리프는 폭탄 제조 전문가로, 96년 1월 암살된 폭탄 제조 책임자 예히야 아야시의 후계자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 폭탄 테러를 주도해 온 그는 차량 폭발로 숨졌으나, 하마스측은 그의 몸에서 총탄 자국이 발견된 사실을 들어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이스라엘은 이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하마스의 피의 보복을 거듭 다짐해 왔다. 2년 전 아야시가 암살된 뒤, 그의 죽음을 되갚는 테러가 줄을 이었으며 하마스는 이스라엘 당국이 아야시가 죽었을 때보다 관을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츠하크 모르데차이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암살범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로써 이스라엘이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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