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지휘는내가 직접"
  • 이흥환 기자 ()
  • 승인 200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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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안 청와대팀 중심…비서실장은 대행자일 뿐


 

요즘 민자당의 화제거리 가운데 하나는 두 최씨에 대한 인물평이다. 崔昌潤 총재비서실장과 崔秉烈의원(전국구)이 그 주인공. 두 사람 모두 金泳三 차기대통령의 비서실장감으로 거론되긴 하지만, 정작 화제의 핵심은 비서실장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아니라, 업무처리 방식과 개인 성품을 견주어 두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김 차기대통령을 뒷받침할 비서실장에 적합한가 하는 것이다. 두 최씨가 상징적으로 비교 대상이 된 셈이다.

최창윤 비서실장은 육사 18기 출신으로 예비역 준장이지만 미 하와이대에 유학해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풍 관료이다. 그는 합리적이고 신중하며 꼼꼼하다는 평을 듣는다. 게다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6공 신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이에 비해 최병렬 의원은 언론계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최틀러??라고 불릴 만큼 뚝심과  고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87년 대선 때는 당시 대선을 총지휘하던 李春九 사무총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과감성을 보였고, 6공 초에는 全斗煥 전 대통령이 지목한 ??손볼 사람??중의 한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공보처장관 때는 방송법 개정안을 밀어붙였다. 노동부장관 시절에는 ??노조 탄압의 주역??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추진력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들었다.

두 사람의 업무 처리방식은 결국 참모형이냐 지휘형이냐, 안정형이냐 개혁형이냐로 양분된다. 물론 김 차기대통령의 통치 행태와 직접 연관된 사안이다. 김 차기대통령이 어떤 형의 인물을 고를지는 그가 구성하고 있는 개혁의 범위와 성격, 개혁 추진에 대한 의지 등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나 김 차기대통령은 아직껏 입을 굳게 다문 채 인사의 뚜껑을 열지 않고 있다. 측근 인사들을 통해 흘러나오는 ‘YS의 용병??에는 크게 두 가지 원칙이 담겨 있다. 첫째는??개혁은 내가 직접 한다??는 복안이다. 둘째는 결정은 자신이 하되 실무는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장악케 한다는 친정체제 구축안이다. 사실 이 두 가지 안에 큰 차이는 없다. 결국 김 차기대통령이 ??직접 손댄다??는 쪽으로 귀착되기 때문이다. 비서실장은 대행자일 뿐이다.

국무총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누가 차기 정권의 초대 국무총리가 되느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일단 취임하고 나면 변화의 분위기를 대뜸 느낄 것이다??라는 것이 김 차기대통령 측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상 밖 인물 기용 가능성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안기부장 등 차기 정권의 요직에 대한 인사 하마평이 무성하면 할수록 김 차기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입이 더욱 무거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사 정보를 사전에 얻고자 하는 기자나 당직자의 질문에 최창윤 비서실장은 “기사로 쓰면 쓸수록 틀린다. 안 쓰는 것이 그나마 맞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인사에 관한 한 대통령직인수위원 선정에서 보였듯이 김 차기대통령이 예상 밖 인물을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비서실장의 경우 과연 어떤 인물이 발탁되어 ‘칼자루??를 쥐게 될는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창윤 비서실장 같은 참모형 인물이 될지, 아니면 최병렬 의원 같은 지휘형 인물이 될지 아직은 모른다. 일부에서는 주요 사안을 직접 최종 결정하고 직접 관장해 추진하는 ??YS식??이 채택될 경우 비서실장은 참모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하기도 한다. 이와는 정반대로 대통령의 방대한 업무량을 감안할 때 비서실장에게 최소한의 지휘권이 할당되리라는 견해도 있다.

차기 정권에서는 민자당이나 행정부처쪽보다는 ‘부피는 줄이되 비중 있는 청와대팀??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인수위의 활동이 예상했던 것에 비해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단순한 ??서류 작업??에만 매달려있다는 평을 받는 것도 김 차기대통령의 정치행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즉 취임하기만 하면 김 차기대통령이 직접 진두 지휘를 하리라는 예상이다.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부정부패 척결과 변화를 소리 높여 외치는 마당에 대통령의 ‘명??을 직접 받아 효율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면 ??청와대팀??이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이럴 경우 비서실장 자리를 상도동 인맥인 민주계 인사에게 배당하리라는 견해가 많다. 여기에는 金德龍?朴寬用?金正秀 의원과 함께 40대인  姜三載 의원 (3선)의 이름도 거명되어 뜻밖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차기대통령은 설 연휴 때 인사 구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계는 지난 1월 25일 연휴가 끝나자마자 “인사 구상이 마무리되었다는 것은 낭설??이라고 주장했다. 국무총리도 취임 직전인 2월22일께에 발표해 국회 인준 절차를 밟고, 내각은 신임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새 대통령이 장?차관을 임명하는 형식을 거칠 예정이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는 사정이 다르다. 취임 전에 비서실장을 먼저 임명해 개혁의 윤곽을 잡은 다음, 행정부처와 민자당 당직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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