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 죽순 대행사
  • 송준 기자 ()
  • 승인 1998.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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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맛 여행’ 과열 경쟁

왜 갑자기 ‘자원 봉사 프로그램’인가. 어쩌면 IMF 사태를 만나 난파 직전에 몰렸던 여행사들이 부여잡은 ‘지푸라기’가 바로 자원봉사 프로그램인지 모른다.

워킹홀리데이ㆍ우프ㆍ키부츠 등은, 해외 여행 자유화 조처 이후 배낭 여행 바람을 타고 세계를 주유하고 돌아온 베테랑들이 더 싸고 뜻깊은 ‘대안 여행’개념으로 소개한 프로그램이다. 9년째부터 이들은 경험을 토대로 가이드 북을 쓰거나 직접 여행사를 차려 대안 여행을 알리려 애썼다.

대안 여행의 체면을 살려 준 것은 다름 아닌 IMF였다. 일단 ‘싸게, 오래’ 해외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었다. 젊은층의 반응이 일자마자 갑자기 ‘자원 봉사 여행 붐’이 일었다. 수요보다 공급이 앞장선 양상이었다. 이윤이랭 서류 접수(각종 영문 서류 및 비자 승인)를 대행하고 받는 수수료에 항공권 티켓 판매 차익 정도가 고작인 ‘지푸라기’였다.

그 와중에 희한한 현상이 생겼다. ‘협회’ ‘센터’ ‘대표부’ 등 공공기관 냄새를 풍기는 업체가 우후 죽순처럼 생겨났다 경쟁이 과열되자 자격미달인 사람이 출국하는 경우가 하나둘씩 발생했고, 캐나다ㆍ호주 대사관에서는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난데없는 자원 봉사 붐이 추태로 발전해 나라 망신을 시킬지, 한때 불고 가는 바람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붐은 곧 지나가리라고 본다. 그때부터는 진지하게 자원 봉사의 의미를 생각하는 여행자가 상담해 오리라고 기대한다. 그때를 생각하며 일한다”라고 우프코리아 이창렬 대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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