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문화재’ 삽살개 멸종위기
  • 이문재 기자 ()
  • 승인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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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지구 환경 열약해 강아지 상당수 폐사··· 후원회 활동에 기대


 

 지난해 3월 20일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된 경산 삽살개가 ‘멸종위기’에서 처해 있다.

 현 보존지구인 경북 경산의 ‘대구목장’이 하천부지 지어진 데다 젓소 축사와 인접해 삽살게 사육에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삽살개 사육에 부적합할 뿐 아니라. 삽살개 보호법 제정이 늦어져 ‘혈통 고정’에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점 말고는 삽살개 보호법 제정이 늦어져 ‘혈통 고정’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점 말고는 삽살개를 둘러싼 재정적 ? 재도적 환경이 나아지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홍 교수(경북개 ? 유전공학과)는 “개인의 힘으로는 더 이상 삽살개를 보존, 육성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60년대 말, 경북대 교수들이 삽살개를 수집해 보고서를 제출한 뒤로 삽살개를 수집해 보고서를 제출한 뒤로 삽살개는 십수년간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84년부터 하지홍 교수가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시작해 지난해 천연기념무로 지정받기에 이르렀지만, 하교수는 삽살개가 맞닥뜨린 요즘의 현실 앞에서 무력감과 함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하교수가 갖는 무력감은 삽살개 보호법에 대한 당국의 ‘여유’에서 비롯한다. ‘살아있는 문화재’인 삽살개의 혈통을 고정하기 위한 재정적 토대를 마련할 길이 막연하다는 데서 그 무려감은 증폭된다. 지난해 출생한 삽살개 강아지 가운데 상당수가 폐사하고 말았다 .낙동강 지류인 하처부지에 자리잡고 있는 현 보존지구가 다습한 데다 젖소 축사와 함께 있는 바람에 파리 모기 쥐가 많아 위생적인 관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생충 ? 바이러스 감염과 장염의 복합 증세가 폐사의 1차 원인이다.

 하교수는 “지금 혈통을 고정하지 못하면 삽살개는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고 말했다.

 이미 매스컴에 보도되었듯이 (<시사저널>)제 162호 참조 가짜 삽살개를 대량으로 생산, 판매하는 개장수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얼마간의 돈을 챙길 수 있겠지만,그 결과는 삽살개의 혈통을 문란시키는 것이다. 하교수는 “삽살개 보호법 제정이 지연되면, 법으로서 아무런 효력을 갖지 못한다.  그때는 이미 삽살개의 혈통체계가 무너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법이 빨리 제정되어야 하는 까닭을 강조했다.

 지난해 농수산부에 올린 예산이 백지화되자 사단법인 한국 삽살개보존회(회장 하성진 전 경북대 교수)는 최근 삽살개후원회 (연락처 0541-53-5424)를 결성한고 일반인들의 뜻을 한데 모으기로 했다. 대기업 총수들도 삽살개를 한두 마리 얻으려고 했지 문화적 차원의 지원에는 인색했다. 보존회는 앞으로 5년동안 혈통고정을 2∼3세대 더 추진한 후 표준 체형을 결정하고 나아가 성품적 특성을 연구해 사냥개 ? 경비견 ? 관상견 등 기능에 따른  육종을 추진할 계획이다.보존회측은 “삽살개 성실하게 관리할 수 있는 후원회원에게 우선적으로 위탁 사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명견 될 수 있다”

삽살개보존회가 삽살개를 ‘살려내자’고 나선 배경은 각별하다. 삽살개는 그 어떤 문화재 못지 않게 소중한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고유한 동식물 자원은 한번 잃어버리면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유전자 문화재’이다. 삽살개 보존회는 구미에서 펼쳐지고 있는 동물 보호정책과 함께우리 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중국이 자이언트 팬더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지를 예로 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축산농가로부터 미움을 받던 퓨마 같은 육식 맹수를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삽살개는 우리 고유의 토박이 개로서 옛 문헌이나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 하버드 대 박물관에서 발견된 삽살개 그림은 그 많은 예 가운데 하나이다. ***이 19세기에 그린 10폭 <영모도>에 그려져 있는 청삽살개 그림(사진)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이처럼 삽살개는 우리 민족과 더불어 애환을 함께하며 살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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