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세 분야 한국에 기회”
  • 도쿄·채명석 기자 ()
  • 승인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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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뮤라연구소(*******) 이사장 스즈키 요시오(**** · 62) 박사는 일본은행 금융연구소장과 이사를 역임한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다. 일본어와 영어 등으로 저서를 33권 내놓았으며, 이 책들은 오늘날 일본 경제에에 대해 가장 권위있는 '교과서'로 인식되고 있다. 도쿄 니흔바시에 였는 그의 사무실에서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 경제의 앞날과 한국 경제에 대한 견해를 틀어보았다.      

 현재 일본이 겪는 경기침체는 밖에서보다는 일본 안에서 더 십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경제의 위기설까지 나도는지금의불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의 경기침체에는 크게 두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스톡조정[stock djustment : 기업이 경기변동에 따라 재고와 설비를 조정하는 것) 인데, 즉 지금이 스록 조정기라는 것입니다. 80년대에 를에 특히 85년 이후 일본 경제는 유례 없는 성장과 팽창을 이룩했습니다. 이 팽창 기간에 기업의 재고와 설비도 엄청나게 늘어 났습니다. 그러나 91년부터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지나치게 늘어난 스톡을 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비교적 낙관하시는 것 같습니다. 스록 조정 외에 또 하낙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간략히 말하면 자산 디풀레이션 현상이지요. 이것이 지금의 경기 침체를 독특한 불황으로 만든 윈인이기도 합니다. 80년대 일본의 부동산 가격과 주가는 천장을 모르고 치솟기만 했습니다. 한마디 로 자산가치 상승이 지나쳤던 것입니다. 그래서 ‘거픔 경제'라고들 부르지 않습니까. 발생했던 거품이 사라지는 현상, 즉 자산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동으로 자산 디플레이션이 지금 진행중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주가가 폭락하면 이러한 자산에 투자했던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큰 손실을 봅니다. 결과적으로 80년대에 부풀었던 자산의 가치가 갑작스레 축소되면서 경제와 기업경영 전반에 상당히 부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결국 소비자 경기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감소하면서 자금과 같은 블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른바 '거품'을 제거하는 일은 언제름 끝날 것으로 보십니까?  

 스톡 조정은 올해 안에 끝나리라 븝니다. 따라서 경기가 회복된다는 첫 신호는 올 하반기쯤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품을 테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뒬 것입니다. 따라서 경기회복은 빠르면 올해3/4분기쯤 올 수 있으나, 매우 더디고 미약할 것입니다.

80년대 후반 일본 경제가 누린 급속한 꽹창과 화려한 거품경체끝 회고해 보련, 불황증에 일어나고 있는 구조조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요.        

물른 이번의 구조조정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80년대 후반 일본 경제가 이룩한 급속한 팽창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모두에게 고통스럽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산 인플레이션은 일본 경제가 꽹창할 수 있는 밑 바탕이었습니다. 일본은 그러한 팽창기간에 1인당 국민소득, 1인당 국민자산, 1인당 국민총생신에서 모두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또한 80년대 후반에 일본은 일본 밖의 시각으로 보자면 어느날 갑자기 세계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국이자 순수채권국으로 등장했습다. 그 시기에 국제 사회에서 일본 경제의 위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자산가치가 늘어남으로써 일본 기엽들은 아주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로 블 왜 거품이 너무 컸던 것은 일본 경제의 팽창이 너무 과속으로 진행된 탓 아닙니까? 당시 일본 경제의 미래를 모두가 장밋빛 크로만 내다본 것 같은데요.

 물론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품 경제가 발생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금리가 너무 오랫동안 낮았다는 것입니다. 85년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엔화 가치를 을리기로 한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은 저금리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87년에 경제가 성장하면서 금리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여러가지 이유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87년 10월 뉴욕증 시 대폭락 이후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세계적인 주가폭락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였었습니다.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이 금융시장을 너무 들뜨게 만든 것입니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일본 경제의 체질을 상망혀 바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스록 조정이 결국 90년대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것이라고 보십니까?

 이번의 경기침체 기간에 거픔시대에나 생존이 가능한 경쟁력 없는 기업이나 사업은 모두 거품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이 기간이 끝나편 일본 경제는 더욱 강하고 효율적인 경제가 될것 틀림없습니다. 저는 90년대 전반기에 구조조정을 거킨 후 90년 후반기부터 80년대 후반과 같은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븝니다. 지금의 불황은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강요한다고 볼수 았습니다.

80년대 후반의 팽창기간에 일본기업들은 외국에 직접투자를 하면서 이른바 '세계화'를 추진했습니다,90년대 후반 일본 경제가 제2의 팽창기를 맞는다면, 일본 기업의 이러한 세계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 리라보십니까?

 그렇습니다. 세게화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어떤 의미에서 이미 상당히 세계화되어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전체로 본다면 다른 선전국가들과 어떻게 협조하며 신국제질서를 안정적인 체제로 유지 · 발전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 가장 증요합니다

과거의 사례를 보자면 일본 경제는 경기침체를 겪은 후에 더욱 강해지는 특성을 보였습니다. 경기침체를 겪을 때마다 일본 경제는 한 단 계씩 도약하는 듯이 보이는데. 이번에도 결과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 으로 작용하리라 보십니까?

 그렇습니다. 이런의 불황을 겪고 나면 일본 경제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일본 경제가 혹독한 경기침체를 겪고 난 후 더욱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체질로 개선되는 이유는 기술개발에 대한 집념 때운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불황을 이기기 위해 미국 기업들처럼 단순히 직원을 해고하는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사가 적극 협조해서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는 방향쓰로 힘을 모읍니다. 또 한가지 이유로 높은 저측률을 들 수 있습니다. 민간 부문의 저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도 흑자 입니다. 지금 중앙 정부는 적자이지만 지방 정부는 대개 흑자이고 전체적으로 보면 선전국 증 거의 유일하게 정부재정이 흑자인 나라 입니다. 따라서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저측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이러한 저축이 기슬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전환됩니다.

이번의 경기침쳬가 일본 기업들의 세화 추세에 어떤 영향을 즐 수 있습니까 ?

 현재의 불황은 일본 기업틀로 하여금 세계화 전략을 빨리 시행하도록 강요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이런 불황증에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로 얻는 이익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렵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볼 수 있으나, 일부 일본 기업들은 벌써 미국이나 유렵에서 철수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은 세 계에서 갸장 높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일본의 직접투자는 90년대에 꾸준히 늘 전망입니다. 동남아시아는 경제성장을 위해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동남 아시아에 대한 투자이익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아직도 일본이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을 쌓아놓고 있다고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통상분야에서 클린턴 행정부와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일본과의 관계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레이건이나 부시대통령보다 솔직하게 나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 따라서 일본도 일본의 생각과 입장을 솔직하게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클린턴이 보호무역주의자 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미국과의 퉁상마찰은 대부분이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일본은 가장 서양화된 아시아 국가입니다. 그런데도 문화 차이 로 인한 통상마찰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보다도 한국이나 중국이 미국과의 문화차이로 인한 통상마찰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굳이 비교해 본다면, 60년대나 70년대의 일본 기업이 지금의 한국 괘 업보다 '서양화'돼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 기업들은 많이 서양화되어 였습니다. 국제 관습과 감각, 그리고 그들과의 거래에 필요한 서양식 사고방식을 이해한다고봅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국제 화 흐름에 맞추어 나갈 수 없을 만큼 정부의 규제나 간섭이 심합니다. 그러한 규제 와 간섭이 통상마찰을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았습니다.

홍미로운 지적입니다. 한국왹 관료들은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간섭음 흔히 일본의 사례를 들어 정당화하려고 하는데요.

 일본 정부도 분령히 고성장 기간에는 민간 부문에 개입하고 간섭했습니다. 그리고 성장기간의 일정한 단계에서 어느 정도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합니다. 그러나 개입과 간섭의 정도와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간에는 중 대한 차이점이 였습니다. 일본에는 '개발 형 독제권력'이 없었고 한국의 재벌과 같은 독점적 거대 기업이 출현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차이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흔히 지나치는 것입니다만, 일본의 내수시장은 세계 어느 시장보다 경쟁적인 시장입니다. 일본 기업들온 정부의 개입 없는 내수시장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워야만 했습니다. 정부가 특정 기업을 정치적안 이유에서 비호하거나 거세하는 일은 최소한 일본에서는 없었습니다.

한국에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의 개입과 규제틀 줄여야 한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한국의 경제발전 단계를 볼 때, 정부가 민간부문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단계라 단계라고 보십니까?  

 물른입니다. 한국 경제는 정부의 간섭과 규제가 휠씬 줄어야 하는 단계를 이미 넘어선 지 오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은행장을 임명하는 데 직접 개입하는 것과 같은 간섭은 당장 없어져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민간경제 부문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개입합니다. 한국의 돼 정부가 이러한 행정규제와 개입올 과감히 줄여나 가는 용기를 보여주기룰 개인적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금융 자유화를 틜 수 있는 대로 빨리 실현하는 것이 한국 경제애 바람 직합니다.

한국에서도 금융산업 개편과 금리 자유화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일본의 경험을 들어 한국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한국 정부는 아직도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와 지도를 통해 특정 산업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자금 배당을 지휘하고 였습니다. 그러나 일본도 54년부터 그러한 여신정책을 완전히 철페했고 성장기를 지난 후 금리자유화를 단행했습니다. 한국에 가장 중요한 자유화 정책의 첫 단계는 우선 정부가 여신정책을 포기하는 것 입니다. 한국은 그러한 낡은 규제를 받고 았기에는 지금 산업화 유준이 너무 높습니다.

한국은 일본에 대한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지적합니다. 일본과 한국간의 경제협력 관계가 어떻게 발전되리라 보십니까?

 무역구조는 전체적인 그림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한 나라에 대해 무역적자가 크다 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수출에 필요한 주요한 기계제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에게 좋은 것이지요. 일본의 산업구조는 앞으로 첨단분야로 옮겨갈 것이고, 또 그런 방향으로 산업구조 조정이 이루어져 야만 합니다. 일본이 지금까지 강세를 보였던 제조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지켜나가기는 힘듭니다. 제조업 분야 를 계속 지켜나갈 노동력도 곧 부족하게 됩니다. 동시에 일본은 앞으로 수입을 늘리고, 수출보다는 내수 증심의 시장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미가 별써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저는 한국에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지금까지 강세를 보인 분야에서 련국은 앞으로 경쟁력을 가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종전에 일본이 생생하던 제품을 한국과 같은 이웃의 아시아국갸들부터 수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곧 옵니다. 한국은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생각 합니다.

90년대에 일본 경제가 맞게 될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제학자로서 지난 40년간 일본 경제의 성장과 부침 과정올 지켜 보아 왔습니다. 일본 경제를 비교적 낙관하는 편이지만, 인구 고령화가 본격화되는 21세기에 일본 경제는 가장 힘든 시련을 맞을 것 으로 우려됩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 일본은 적은노동인구가 많은 노년인구를 지탱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듭니다. 시회보장제도에 막대한 재윈을 소모하면서 저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노동력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입식다. 이런 이유에서도 일본 기업들은 지금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은 90년대에 21세기의 고령화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벅차고 힘든 과제가 아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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