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편두통 퇴치법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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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에게 물어보세요]

 
Q: 편두통이 너무 심해 진통제를 한번에 두 알씩 먹어야 겨우 견딜 수 있을 정도다. 편두통이 매일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피곤하거나 신경을 많이 쓴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뇌에 이상이 있나 싶어 뇌 컴퓨터단층촬영(CT)도 해봤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편두통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또 빈혈이 있는데, 빈혈과 편두통은 관계가 있는 것일까?

A: 편두통은 매우 흔한 질환인데 여자는 13-18%, 남자는 약 4-6%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많은 수의 환자들이 편두통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고, 진단이 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편두통은 뇌, 뇌신경, 뇌 주위 구조물 등이 전기 생리학적으로 예민하게 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편두통은 뇌신경의 해부학적 구조의 이상이 없으면서 기능학적인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CT나 자기공명영상 (MRI) 검사를 하더라도 대부분 정상으로 나타난다.

빈혈과 편두통과의 관계는 빈혈이 얼마나 심하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빈혈 자체가 편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빈혈의 임상적 의미를 담당 신경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편두통은 일회적인 약물 복용이나 수술치료로는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질환이지만, 최근 들어 편두통의 병태 생리가 많이 밝혀지고 있어 적절하게 편두통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다면 심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즉 일상 생활에서 편두통 유발 요인을 찾아내서 피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이고, 편두통이 심하거나 자주 발생할 때는 편두통 예방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또 급성 편두통이 심하게 나타날 때는 편두통 특효약인 트립탄(triptan)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면 편두통의 발생을 극적으로 없애주기도 한다.

편두통은 절대 포기할 질환이 아니다. 편두통으로 인한 고통은 적절한 치료에 의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편두통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편두통 진단을 받는 것이다. 환자의 개별 특성에 따라 맞춤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정선주(울산의대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Q: 30대 기혼 여성이다. 편두통이 심해서 진통제를 많이 먹는 편이다. 아이를 가질 예정인데, 지금처럼 진통제를 많이 먹어도 임신과 출산에는 지장이 없는지 알고 싶다.

A: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대부분의 진통제는 미국 및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아 및 신생아의 안전성 등급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성이 없거나 기형 발생 없이 가역적 유해 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등급으로 분류 (미국 FDA 분류 B, C 혹은 오스트레일리아의 ADEC 분류 C 이하)되어 있다. 이는 임신을 확인한 후 바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임신 중 의사의 지시에 따라 소량을 복용해도 임산부나 태아에 해롭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의약품은 동물 실험 결과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주거나 고용량에서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따라서 진통제를 먹을 경우 반드시 태아 유해 등급과 인체에 잔류하는 기간을 확인한 후 안전한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가능하면 최소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생리가 지연될 때는 일단 임신 여부를 확인한 뒤 임산부 약물사용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편두통은 주로 긴장이나 스트레스, 과로 등에 의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고혈압이나 뇌압을 상승시키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하면 일반적으로 전신 순환 혈액 양과  심장에서 배출하는 혈액 양이 늘어나 뇌압과 혈압을 상승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고혈압이나 뇌압을 상승시키는 질환을 갖고 있는 여성이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임신했을 경우 질환이 악화되어 증상이 심해지고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 편두통에 대해 전문의로부터 원인을 확인한 후 근본적 치료를 해야 하는데 임신 가능성을 고려한 약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권혁찬(메이저병원 부원장·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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