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 세대’ 한의사의 첨단 진단
  • 나권일 기자 ()
  • 승인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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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삼천동에서 ‘조한국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한국씨(34)는 양의사 같은 한의사다. 그는 임상 실험에 우선 순위를 두고 5년 전부터 한·양방 협진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한의학은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첨단 의료 장비를 동원하기로 했다. 그래서 혈액 순환·자율 신경·내분비 이상 상태를 진단하는 한방종합진단기를 비롯해 한방 맥진기와 초음파 검진 장비, 골밀도 진단기 등 20여가지 고가 장비를 구입했다.”

 그런데 허리가 휘도록 투자한 결과는 너무나 엉뚱했다. 용한 의사는 안색을 살피거나 맥만 짚고도 병을 고친다고 믿는 나이 든 환자들은, 양방 병원처럼 첨단 의료 장비를 사용하는 젊은 한의사를 믿지 못해 문을 열고 들어섰다가 그냥 돌아가고는 했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러나 ‘진찰만은 첨단 장비로’라는 조씨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조씨의 ‘첨단 진단’은 날이 갈수록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었다. 요즘 그의 한의원은 문성 성시이다.

 “양방과 달리 한방은 대체의학이나 전통 처방, 양방 의학의 성과들을 추슬러야 할 종합 학문입니다. 임상 실험과 공부를 계속해 현대 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불치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한의학 연구소를 세우는 게 꿈입니다.” ‘골뱅이 세대’ 한의사, 조한국씨의 야심 찬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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