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받는 대중음악 ‘찬가’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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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중3때부터였다. 산울림의 음반을 시작으로 대중 음악을 ‘작품’으로 듣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정보통신연구소에 근무하면서도 관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어느덧 마니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직장까지 그만둔 그 마니아는 내친 김에 대중 음악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신중현에서부터 최근의 언더밴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뮤지션’을 인터뷰했고, 그들의 음반을 비평했다.

 그렇게 쓴 글을<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교보문고)이라는 책으로 묶었다. 박준흠씨(33)의 가단한 이력이다.

 이 책에서 박씨는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작가주의’.‘딴따라’로 불리면 비평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해온 이 땅의 대중 음악인들에게서 ‘작가’ ‘뮤지션’‘아티스트’로서의 요소를 가려 뽑은 것이다. 이 책에는 천 장의 음반에 대한 소개와 비평이 실려 있으며, 부록으로 ‘한국 대중 음악100선’을 덧붙였다.

 “신중현부터 시작한 것은,70년대 들어서야 싱글이 아닌 앨범으로서 음반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 음악사에서 70년대는 모던 포크와 록이 발흥한 시기이므로 뮤지션을 엔터네이너가 아니라 아티스트로 평가할 수 있는 분기점이다.”

 ‘앨범’을 평가 기준으로 삼은 까닭에, 박씨의 책에는 조용필이 빠져 있다. 조용필의 음반 자체는 ‘함량 미달’이라는 엄격한 마니아적 시각이 담겨 있는 것이다. ‘국내 대중 음악에 진지함이 부족한 이유는 평론 문화가 없는 탓’이라는 박씨는,10월9일을 대중 음악 인터넷 잡지(www.newmusic.pe.kr)창간일로 잡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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