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신당’ 깃발 든 허화평 5공 출신도 ‘민주’를 말할 수 있다?
  • 편집국 ()
  • 승인 1999.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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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김용환 신당’ 깃발 든 허화평
5공 출신도 ‘민주’를 말할 수 있다?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와 함께 제3 세력 결집을 모색하고 있는 허화평 전 의원의 요즘 화두는 민주주의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현 정권도 민주주의를 제대로 안하고 있다. 당이든 행정부든 여전히 대통령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민주화 투쟁을 정권을 잡았다면서 민주주의를 안 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문제다.” 그는 한나라당 역시 DJ 골탕 먹이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보스 정치 구태를 답습하고 있어 기대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허화평 · 김용환 두 사람은 아직 신당 창당을 합의한 수준은 아니지만 1인 지배 체제와 보스 정치를 극복할 제3 세력을 규합한다는 데는 확실하게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가 동참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5공 인사 중심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만 선을 분명히 그었다. 김부총재가 충청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허씨는 영남권 민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5공 출신 허씨의 ‘민주주의론’을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허씨는 이에 대해 “이미 법적으로 정리가 됐고 감옥도 갔다 왔는데 용서해 줄 때가 되지 않았느냐. 지금의 상황에서 필요한 민주주의를 위해 나름으로 할 역할이 있다고 본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김봉호 후원회장 사표
슬그머니 되돌아온 까닭은

중앙당 후원금 내역이 언론에 유출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봉호 국민회의 중앙당 후원회장(국회 부의장)의 사표가 제출된 지 한달 보름 만인 11월 4일 슬그머니 반려되었다. 사표가 반려된 배경에 대해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김부의장만큼 후원회를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후임 회장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돈 관리를 맡길 만한 적임자가 없었다는 것.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정기국회 막바지에 필요할지도 모를 ‘부의장의 역할’을 기대해, 면죄부를 주고 대통령의 재신임을 확실히 표시함으로써 김부의장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나의 형 로버트 김을 살려 주오”
국회 대책위 앞장선 김성곤

여야가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요즘 여야 의원 60여명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읙ㄴ을 척척 통일해 가는 모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로버트 김 석방을 위한 국회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원장 박정수 · 오세응 의원)가 그것. 특히 로버트 김의 친동생인 국민회의 김성곤 의원은 요즘 ‘형 덕분(?)에 재선은 따놓았다’는 농담마저도 들을 정도로 대책위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정수 · 오세응 · 김기춘 · 유재건 · 김성곤 의원 등 여야를 망라한 이들은 10월 말 로버트 김 석방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고 △국회 ·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 구성 △주한 미국대사관 방문 △한 · 미 양국 정부에 보내는 국회 건의문 작성 및 서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회대책위원회는 이 밖에도 내년 1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주 인천 성남 등지에서 대규모로 ‘로버트 김 변호 비용 모금을 위한 열린음악회’를 갖기로 결정했다. 현역 의원들이 지역별 구명위원회의 지역본부장을 맡기로 한 만큼 열린음악회가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때 이른 선거운동 무대가 될 공산도 크다. 이에 대해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순수한 구명 운동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노련한 의원이라면 충분히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여야 잊은’ 이창복 출판 기념회
“지금 대치 정국 맞아?”

대치 정국이 깊어지는 와중에 국민회의 한광옥 · 김근태 · 이해찬 · 장영달 · 설훈 의원과 한나라당 이부영 · 김덕룡 · 이신범 · 김문수 의원, 손학규 전 의원이 11월 5일 자리를 같이했다. 재야 쪽을 대표해서 신당 발기인을 참여한 이창복 민주개혁국민연합의장의 출판 기념회에서였다. 험악한 여의도 분위기와 달리 늘어난 흰머리나 나빠진 시력을 놓고 농담을 나누는 등 재야 동지들 사이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차복씨는 문익환 목사가 타계한 후 재야의 대부로 있으면서 정파 불문하고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번에 현실 정치에 참여한 것을 의외로 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치열한 자리다툼과 세 싸움 속에서 정치적 입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출판 기념회 인사말에서 “재야의 길과 정치의 길이 달라야 한다는 얘기를 인정하지 않는다. 재야의 순수성을 정치에서도 지켜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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