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미생물의 세계
  • 박성준 기자 (snype00@sisapress.com)
  • 승인 1999.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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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놀랍다! 미생물의 세계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나 백수의 왕인 호랑이라면 몰라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을 ‘자연의 지배자’라고 우긴다면 이를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경북대 이재열 교수가 펴낸〈자연의 지배자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서울대농생물학과를 나와 독일에서 공부하고 막스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에서 일하기도 한 이 교수는, 일반인이 미처 알지 못하는 미생물의 세계를〈자연의 지배자들〉을 통해 솜씨 있게 그려주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인류 생활에 양면성을 갖는 미생물의 놀라운 능력이다. 미생물은 때로는 ‘타이태닉호’를 먹어치우기도 하고, 사람을 질병에 감염시켜 죽음을 재촉하기도 한다. 하지만 달팽이의 배설물을 먹고 사는 어떤 미생물은 사막화를 막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되고, 척추 동물이나 식물에 대해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 또 다른 미생물은 이른바 ‘미생물 농약’이 되어 화학제 농약에 의한 생태계 파괴를 막기도 한다. 이래저래 미생물은 사람들에게 주목될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지배자들〉은 바로 이 같은 미생물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하며 미생물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지은이가 힘주어 강조하는 부분은 미래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생태계를 보존할 파수꾼으로서 미생물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의 머리에는 어느새 미생물이ㅑ말로 진정한 자연의 지배자라는 인식이 ‘발효’되어 있을 것이다.

 

원로 역사학자가 쓴 21세기 ‘서문’

세월은 한 열정적이고 책임감 넘치던 역사학자들 ‘원로’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뒷전으로 물러앉게 했다. 막 강단에서 내려온 이 역사학자는 한편으로는 멍에를 벗었다고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평생을 역사학으로 벌어먹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느끼지 않을수 없다’고 걱정했다. 그가 자각한 책임은, 역사를 제대로 알려고 애쓰는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는 것이다.

 강만길 전 고려대 교수의〈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이렇게 해서 나왔다. 이 책은 역사학자로서 겪은 40년 풍상과, 이를 통해 얻은 역사와 역사학에 대한 지은이 나름의 정의로부터 출발한다. 그는〈21세기사…〉에서 역사학이란 ‘역시 어느 정도는 이상적일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또 그는‘역사란 인간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라고 잘라 말한다. 역사학자로서 지은이가 갖는 이상은 다름 아닌 통일에 대한 갈망이다.〈21세기사…〉에는 일제시대, 임시정부, 한국전, 4ㆍ19, 조봉암, 박정희 등 다양한 그물코를 꿰는 벼리는 ‘우리 역사 인식도 남북대결 인식에서 화해 인식으로 바뀌어야 마땅하다’는 통일 의지인 것이다. 분단사학 극복을 줄기차게 실천하며20세기 후반부를 대표해온 이 역사가는 21세기를 위해 또 한번 ‘통일’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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