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억원 이상 받아내겠다”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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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 피해 소송’ 윤영일 변호사 인터뷰/“미국 상대로 제주 항쟁 보상 요구 계획”

현재 소송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미국에서 피해자를 20여명 정도 모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2백여명 정도 피해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모집할 계획이다. 호주에서도 피해자를 접수하고 있으므로, 이번 소송은 전세계에 퍼져 잇는 한인 징용 피해자를 모은 대형 소송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피해자를 모두 모아 위임장을 받아 소송을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소련으로 징용된 한인도 현재 뉴욕에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받아내려고 하는 보상금액은 얼마인가?
금액은 집단 고소여서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법원에서 이런 소송은 1인당 7만5천달러 정도 이하면 아예 받아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1인당 최소한 1억원 이상의 금액을 걸고 진행한다는 것이다.

재판에 승소할 가능성이 있나?
충분히 있다. 미국에는 전쟁범죄자는 미국 땅에서 사업조차 할 수 없게 추방한다는 전범 관련법안(war crime act)이 있다. 더구나 최근 나치치하에서 강제 노동을 한 유태인이 당시의 독일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 법원은 이런 국제적인 흐름을 충분히 반영 할 것이다.

자신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실력 있는 변호사가 붙으면 안되는 일도 되는 곳이 미국 사회이다. 이번 소송에는 얼마전 미국 담배 회사를 상대로 건강 피해 배상 소송을 제기해 도중에 미국 담배회사로부터 항복을 받고 1천4백억 달러(약 1백68조원) 지불 약속을 받아낸 법률회사인 하겐스 버만 소속 변호인단이 참가한다. 집단 소송 전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수석 변호사 마이크 버어만이 이번 소송을 총지휘하고 있다. 나도 이 회사 소속이다.

정신대로 끌려가 사람은 소송 자격이 없나?
일본 군대에 징집되었던 사람들은 일본 정부에 제소해야 한다. 현행 미국법으로는 소송이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소송을 맡은 이유가 있나?
앞서 말했듯이 실력 있는 변호사가 붙으면 안되는 일도 되는 곳이 미국 사회이다. 미국인들은 냉혹하리만치 이해 관계가 철저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든 일을 송사로 해결한다. 나는 그들의 개인 송사를 다루면서 잔뼈가 굵었지만 이제는 그런 개인 송사에 신물이 난다. 앞으로는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렇다면 앞으로 계획하는 소송이 있나?
비무장지대 고엽제 피해자를 모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배상 책임이 없다지만, 나와 내가 속한 법률회사가 나서면 이길 자신이 있다. 또 제주 4·3 항쟁 피해자를 모아 미국을 상대로 소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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