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출간한 전남대 수위
  • 편집국 ()
  • 승인 199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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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맹이는 없고/빈 껍데기만 굴러다니다가/모처럼/이름 석자 쓰려하니/어디다 내놀만한/이름하나 없네…”

 전남대 제2학생회관수위 尹相華(51)씨의 <이력서>라는 시이다. 자녀교육 때문에 고향을 떠난 후 공사장 막노동꾼으로 전전하던 윤씨가 시를 쓸기 시작한 것은 82년 전남대에 취직한 이후부터이다.

 이력서를 쓸 때 “이름 한자 쓰면 펜을 놓아야하는” 윤씨는 문학에 대한 대단한 열정이 있어서 시를 쓰는 게 아니다. 중학생 때 소월의 시가 좋아 “그저 시를 따라 외우던” 버릇이 글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뿐이다.

 윤씨는 그 버릇이 아무 때나 발동해, 학생들이 자신의 말을 잘 따라 주지 않으면 화를 내는 대신 시를 들려주곤 했다.  이때부터 학생들 사이에 ‘시를 쓰는 수위아저씨’로 통하면서 여기저기 습작시를 기고하기 시작했다.

 전남대신문사에 가끔씩 원고뭉텅이를 밀어 넣던 게 쌓여 드디어 시집이 되어 나왔다. 제목은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윤씨는  “문학이 뭔지 모르지만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 뿐”이라고 자신의 문학관으로 피력한다. 그래서인지 윤씨의 시집에는 가족 고향 숙직 빗자류 밀걸레 등을 제재로 한 시가 유독 많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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