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정치·사회에 대한 두 직언
  • 편집국 ()
  • 승인 1991.07.1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자세 고자세가 아닌 정자세로> 박권상 정치평론집
<왜소한 인간의 위대함 위대한 인간의 왜소함> 최일남 시사평론집

 목소리가 많은 시절이다. 그 목소리는 저마다 크지만 목소리만이어서, 들리지 않는다. 목소리의 크기와 높이로 자기만의 진실을 우겨대는 그악한 풍경은 아예 소음이다. 그래서 ‘건강하고 상식적이 귀’들이 스스로 귀를 닫고 마는 것 같다.

 최근 웅진문화에서 나란히 나온 박권상씨의 정치평론집과 작가 최일남씨의 시사평론집은 이 목소리만의 계절을 향해 조용한 던져진 목소리 아닌 목소리들이다.

 박권상씨의 《저자세 고자세가 아닌 정자세로》와 최일남씨의 《왜소한 인간의 위대함, 위대한 인간의 왜소함》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목소리가 아니지만, 한국 정치와 사회에 대한 직언이란 점에서 ‘큰 목소리’이다.

 《저자세 고자세…》는 지은이가 지난해 초부터 올 상반기까지 발표한 정치평론으로, 제목이 시사하듯, ‘정자세’로 한국정치 현실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지은이의 비평의 잣대는 의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 그리고 사회정의이다.

 이들을 ‘저자세나 고자세가 아닌 정사제로’ 감싸안고 부추기는 역할을 언론이 담당해야 한다고 지은이는 강조하면서 “국민을 우롱하는” 6공화국의 실정과 의회민주주의에서 벗어나 파행을 일삼고 있는 정당정치, 통일문제와 지방자치, 국제정세 동향, 그리고 언론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최일남씨의 《왜소한 인간의 위대함…》은 박권상씨가 지적한 정치권의 잘못들이 범인들의 세태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어떤 의미들이 깃들여 있는가를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현실의 답답함과 내일에의 막막함을 어루만지며 마침내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더불어살기를 지향하는 지은이의 낙관주의가 특유의 문체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었는데, 1부에서는 상식의 편안함과 아름다움“이 통용되는, 왜소한 인간들의 위대함을 역설하고 있다. 정치 사회문제를 다룬 2부에서는 ‘위대한 인간들의 왜소함’(정치권의 부도덕성)을 꼬집으면서 한편으로 일반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역전의 희망’으로 돌려야 한다고 쓰고 있다.

 두권의 정치 시사평론집은 “정치와 국민이 전에 없이 유리돼 보이는 정치허무주의의 계절”에 새삼 귀담아 들을 만한 언론인의 목소리인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