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선택]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산행을 마친 후 야들야들한(?) 기분으로 책 전시회에 들러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최근 남이섬에서는 ‘세계 책나라 축제’가 열리고 있고, 그곳과 가까운 청평 호명산의 시원한 호수와 탁 트인 전경은 마침 갑자기 더워진 최근 날씨와 잘 어울리기도 한다.
호명산은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정상에서의 조망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산이다. 청평 호반과 조종천이 굽어보여 물에 둘러싸인 듯하고, 운악산·명지산·화악산·연인산·깃대봉·축령산 등등 경기도 일원의 온갖 명산들이 펼쳐진 사이로 저 아래 경춘선 열차라도 지나가면 기분은 더할나위 없이 좋아진다. 정상에 놓인 방명록을 훑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페이지가 다 찼으니 관련 행정당국은 새 노트를 비치하기 바란다). 능선 끝자락에는 양수발전용 호수(수력 발전을 위해 물을 산 위로 끌어올린 호수)인 호명호수가 있는데, 산꼭대기에 호수가 있는 광경은 정말이지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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