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이 안겨준 귀한 선물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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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에 있어서 한국인들은 참 허약하다. 그러나 김선돌군(18·민족사관고 3학년)은 다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거의 모두 기록하고 보관해 왔다. 특히 ‘과학적 체험’은 보고 듣고 확인하는 즉시 컴퓨터에 저장했다.


최근 그는 그 기록들을 <과학 일기>(누림북)라는 책으로 묶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한 풍선 실험에서부터 얼마 전에 쓴 논문 <진화론과 창조론의 비교 고찰>까지 모두 담았다”라고 이군은 말했다.


 <과학 일기>는 단순한 기록물이 아니다. 그 속에는 한 소년의 호기심과 꿈, 새로운 발견에 대한 희열이 가득하다. 게다가 과학적 호기심이 부족한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과학 상식이 가득하다.


그가 아홉 살 여름에 쓴 ‘야외 학습’ 기록을 보자. ‘책가방없는날이어서 잠자리채와 채집통, 돋보기를 갖고 곤충과 풀잎을 조사하였다. …곤충은 다리 세 쌍, 날개 두 쌍, 더듬이 한 쌍이 특징이다. …잠자리는 곤충이지만 더듬이가 없다. 곤충을 관찰하는 것은 재미있다. 커서 곤충 박사가 되어야지.’


 어려서부터 실험실 붙박이로 살았으니 주목을 안 받을 리 없다. 지난 몇 년간 그의 이름은

각종 과학 경진대회와 올림피아드 수상자 명단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다음달에는 터키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영재 소리를 듣지만, 그의 꿈은 의외로 소박하다. “제일 흥미로운 화학 분야를 계속 연구하는 게 꿈이다.” 그 뜻을 이루기 위해 그는 오늘도 민사고 실험실에 진득하게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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