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軍개편, 큰 ‘물갈이’ 남았다.
  • 정희상 기자 ()
  • 승인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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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인사로 정치군인 배제 의지 강력 표출…“정기인사 5월로 앞당겨질 수도”



 이번에 또 다시 전격적으로 단행된 수방사와 특전사 사령관 인사는 김대통령의 군 개편 방향을 확연히 드러내주고 있다.

 지금까지 비밀 사조직이나 통치권자와의 근무 인연을 기준으로 실시되던 요직인사 관행을 깨뜨리고 순수 직업군인 중 군내부에서 신망이 높은 인물들을 군의 기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확실하게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오는 6월로 예정된 군 정기인사 역시 ‘정치군인 배제??라는 대원칙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는 대폭 물갈이가 될 것 같다.

 김대통령은 지난달 하나회의 핵심으로 알려진 김진영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한 데 이어 4월2일에는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안병호 수방사령관 김형선 특전사령관을 보직해임하고 대신 신임 수방사령관에 도일규 중장을, 특전사령관에 장창규 중장을 각각 임명함으로써 일련의 군 인사가 ‘정치군인 배제??에 초첨이 맞춰져 있음을 분명히했다. 하나회(김진영 서완수 안병호) 또는 9?9인맥(안병호 김형선)으로 채워진 핵심 부대 지휘관을 모두 비정치장교 출신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두차례에 걸친 ‘숙청??식 군수뇌부 인사를 보는 군 내부의 반응은 크게 두갈래로 나뉘고 있다. 하나회 출신을 주축으로 한 일부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는 낭패감 어린 반응을 보인다. 《시사저널》 제 179호 커버스토리에 하나회 군맥에 속한 것으로 보도된 한 장성은 이렇게 말했다.

 “하나회 하나회 하는데 나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일이다. 명단에 이름만 올라간 꼴인데 그런 나를 언론의 잣대를 가지고 배제 대상으로 얘기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는 이어 두차례에 걸친 김대통령의 군수뇌부 인사에 대해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얼떨떨하다는 반응이 많다??라고 말했다. 예견은 했지만 방법과 시기 면에서 너무 충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일반장교들은 두 번째 인사로 새 정부의 군개혁의지에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비하나회 출신인 한 영관 장교는 이렇게 말했다. “도일규 수방사령관과 장창규 특전사령관은 그동안 줄곧 하나회 출신을 중심으로 한 진급 선두그룹에서 제외된 분들이다. 도사령관의 경우 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외국어 실력이 뛰어난 어학 자원이었지만 비하나회라 해서 장군 진급도 겨우 했다. 비하나회 출신 장교들이 이번 군인사를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두 사령관 영전 때늦은 감??

 따라서 정상적인 군 인사 관행이 정착됐더라면 신임 두 사령관의 영전은 오히려 때늦은 경우에 속한다는 게 일반 장교들 다수의 시각이다.

 그러나 육군 조직 요소요소에 실세로 포진해있는 하나회 출신 현직 장교들(《시사저널》제 179호 커버 스토리 참조)은 이번 인사 이후 커다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위기 의식의 핵심은 신임 장창규 특전사령관의 전격적인 중장 진급으로 비롯된다. 육사 21기 출신인 장창규 사령관은 하나회 출신 동기생들에 밀려 언제나 2차 진급을 해왔다. 21기 선두그룹은 육본 인사참보부장인 최승우 소장, 국방부 인사국장인 전영진 소장, 합참 작전부장인 이충석 소장, 3군사관학교장인 표순배 소장 등 하나회 멤버들인 것이다. 따라서 중장 진급 후보들로는 이들 선두그룹이 꼽혀 왔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비하나회 출신인 장창규 소장이 전격적으로 별 셋을 단 것이다.

 하나회 출신 장교들에게는 이번 인사가 오는 6월로 예정된 군 정기인사에서도 하나회 출신 선두그룹의 예정된 진급을 얼마든지 뒤바꿀 수도 있다는 김대통령의 ‘선전 포고??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인사로 김대통령은 하나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넘어선 것만은 분명하다.

 군의 한 소식통은 “4월은 군에 인사고과표를 쓰는 달이다. 그 작업을 앞두고 전격적인 두 번째 수뇌부 인사를 단행했으므로 정기인사는 숨가쁘게 진행돼 5월로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정기인사가 군의 지휘계통을 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예상 외로 빨리 이루어질 것이며, 그 범위도 군사령관?주요 사단장 10여명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이동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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