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때는 ‘열심’ 모드 짬 나면 전시 순례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2006.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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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의 사소한 습관]
 
창작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 치고 이른바 성실하고 좋은 습관을 갖고 있는 이를 찾기는 몹시 어렵다. 과거 ‘문발이’의 지위를 대체하고 있는 ‘영발이’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저예산 예술 영화 감독으로 손꼽히는 김기덕 감독은, 여러모로 특이한 존재이다. 그는 항상 ‘열심’ 모드이다. 술자리에서 사람을 만날 때에도, 촬영 현장에서도 항상 ‘열심, 열심’이다. 영화 촬영은 드라마와 달리 한 장면 찍는 데 하루 종일 걸리는 일이 다반사인데, 김감독에게는 거리가 먼 일이다. 

  <악어> <나쁜 남자> <섬> <봄여름가을겨울> <사마리아> 등 지금까지 개봉한 영화는 무려 12편에 이른다. 다작의 비결은 시간과 돈을 주어진 여건에 맞추는 것. 대신 내용은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남겨둔다.   

  김기덕 감독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데에도 남다른 품을 들인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시간이 남거나, 자투리 시간이 생길 경우 그가 가장 즐겨 하는 일은 근처 미술전시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것이다. 그가 영화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구사하곤 한다는 것을 환기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미술관에서 그는 보고, 메모하고, 음미한다. 그리고는 허위허위 약속 장소로 달려오곤 한다. 

  그는 최근 열 세 번째 작품 <시간>을 완성했다. 성현아가 주연한 이 작품의 포스터에는 강렬한 이미지를 구사하는 그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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