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東歐圈
  • 윤덕희(연세대강사ㆍ정치학) ()
  • 승인 1989.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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改革양상 달라도 ‘사회주의옹호’한목소리

민주화 요구ㆍ수용력이 함수관계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일어난 민주화를 향한 대변혁의 물결이 지금 이웃 사회주의 국가인 동독ㆍ체코 및 불가리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를 선두로 하여 사회주의권 전체를 휩쓸고 있는 민주화와 개혁을 놓고 그 의미와 이들 사회주의 체제의 전도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다.

 그러나 어떠한 성급한 판단보다도 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동구국가들의 개혁은 그 내용상 몇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폴란드와 헝가리의 경우로 이들은 지금까지 사회주의권을 지배해온 소련식 개념에 의해 정의된 사회주의체제로부터 이탈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동독ㆍ체코슬로바키아ㆍ불가리아의 경우로, 이들이 추진하고자 하는 개혁은 이미 일부 동구국가들이 지난 20여년간 체험해온 바 있는 非스탈린화의 유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유고슬라비아의 특수한 상황을 들 수 있다. 유고에서는 각 공화국에 폭넓은 정치ㆍ경제적 자율권을 부여하는 연방제를 채택해왔기 때문에 북부 슬로베니아지방의 개혁과 남부 공화국들의 개혁이 현저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루마니아와 알바니아의 공산정권은 어떠한 형태의 민주화개혁도 현재로서는 거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면 현재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 폴란드와 헝가리에서의 개혁의 실상은 어떠한가. 이것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동구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과 권력의 개혁의지 결합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지금의 개혁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그것이 국민들의 ‘아래로부터의 개혁’과 권력의 ‘위로부터의 개혁’의 결합이라는 데 있다. 1956년에 일어난 지식인 주도하의 개혁운동이 실패하자 이 두나라 국민들은 사회 각분야에서 민주화, 자유화를 위한 끊임없는 투쟁을 벌여왔으며 글 결과 권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율적인 ‘사회’를 받아낼 수 있었다. 지난 20년간 공산권력과 그 사회구성원 사이에는 일종의 ‘사회계약’이 체결돼왔던봐, 그 핵심은 공산당이 사회에 얼마간의 자유와 물질적인 풍족 및 안정을 보장하는 대신 정치분야에서 독점권을 고수하다는 것이었는데 이 ‘계약’이 깨진 것이다.

 이 사회계약의 실패는 우선 폴란드에서는 경제적ㆍ정치적으로 이중의 위기를 초래하였다. 또한 이는 공산권력에 저항하는 다양한 사회세력들의 급성장과 이들 사이의 결속을 가져왔으며, 그것이 1980년 자유노조 솔리다르노시치의 탄생으로 나타났다. 권력과 사회전체와의 대결구조는 1980년대 중반에 와서는 국민들에 의한 정권의 ‘불인정’이라는 상황까지 낳았으며, 이는 국민투표의 결과 및 노동자파업에서 극명하게 표출되었다.

 헝가리에서는 경제개혁의 실패가 오히려 당내의 개혁주의자들로 하여금 보다 과감한 개혁을 추진케 하였다. 권력의 차원에서는 1987년에 개혁공산주의자들인 임레 포즈가이와 레즈니에르시가 정치국에 등용되었으며 사회적으로도 표현의 자유 등이 보다 폭넓게 허용되었다. 이러한 민주화 분위기는 곧 근본적인 정치ㆍ경제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압력을 고조시켰다. 그러면 자유노조 정권하의 폴란드와 사회당이 이끄는 헝가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두나라의 개혁주도자들은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의 민주주의를 실현케 하는 진정한 사회주의를 수립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목표라고 주장한다. 사실상 정치적 성향으로 판단해볼 때 폴란드와 헝가리의 개혁주도자들은 사회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사회주의 개념이 많이 모호해지기는 하였으나, 헝가리 지도자들은 오히려 공산주의 신념의 바탕 위에서 이의 강화를 위해 개혁을 추진하는 개혁공산주의자들이며, 폴란드의 자유노조 지도자들의 대다수도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좌파인사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노선을 ‘서구식 사회민주주의 좌파’라 규정하면서, 유럽사회민주주의의 민주적 전통과 40년간의 공산주의의 체험을 종합하여 ‘민주적사회주의’를 건설할 것임을 천명했다. 따라서 폴란드와 헝가리의 대변혁은 역사가 한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가 실현가능한지를 판가름해보는 시험대인 것이다.

 동독ㆍ체코ㆍ불가리아에서 시작되고 있는 개혁은 현단계로서는 공산당과 공산주의의 개조를 통해 사회 전반의 민주화를 추구하는 ‘위로부터의 개혁’또는 ‘체제내적인 개혁’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 그러나 체코와 동독 인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계속 폭발될 때 급진적인 개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 현재 동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사회주의권 전체 차원에서의 변화, 즉 동구국가들에 자율권을 허용하는 고르바초프의 ‘위로부터의 개혁’또는 ‘중앙으로부터의 개혁’과 각국의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일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도를 가늠할 수 있다. 결국 동구 사회주의의 앞날은 각나라 국민들의 민주화의 요구가 권력에 가하는 압력과 이를 수용ㆍ통제하는 공산권력의 능력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구권의 개혁운동이 점점 더 거세져 가고 있다. 이곳의 개혁바람은 폴란드에서 시작, 헝가리를 거치면서 돌풍으로 바뀌어 바야흐로 동독ㆍ체코로 내닫고 있다. 이제 유고와 불가리아에까지 세력을 미치고 있는 개혁바람, 그 ‘태풍의 눈’은 어떻게 해서 그처럼 엄청난 회오리를 치게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그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서독과 헝가리에 주자하는 本紙 통신원들의 현지 리포트와 함께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동구변혁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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