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인가- 세계속에서 찾은 한국인의 自畵像
  • 김승웅 주간대리 공동취재 : 이흥환 · 조용준 기자 ()
  • 승인 198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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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1 인당 GNP가 비슷한 나라 그리스. 《시사저널》과 갤럽의 컴퓨터가 찾아낸 두나라의 平均人- 白鍾華씨와 카자키스씨와의 비교를 통해 오늘 우리의 모습을 조감해본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 한국인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서 있는가?

 《시사저널》은 창간사업의 하나로 한국인의 정확한 自畵像을 그려내보기로 하였다. 우리의 올바른 未來像을 가늠해보거나 설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자리와 우리의 꾸밈없는 모습을 똑바로 봐두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건국 이후 40여년 동안 한국을 지배해 오던 舊秩序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들어서는 전환기의 혼란 속에서 많은 국민들이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르 우리의 모습을 정확히 알아둘 필요를 느낀다.

 성숙한 민주사회와 균형잡힌 복지사회가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지점이다. 그 彼岸에 제대로 낯을 내리기 위한 노력의 첫번째 작업이 바로 오늘의 ‘自畵像 그리기’라고 이해하면 틀림없다.

 

은행 대리 白鍾華씨

 한국인의 자화상 - 그것은 아무래도 ‘平均한국인’을 골라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날로 심해져가고 사고방식도 兩極으로 치우치고 있는 현실에서 平均을 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어려움을 각오하고, 《시사저널》은 한국갤럽(소장 · 박무익)과 공동으로 약 한달간, 치밀하고 끈질긴 조사작업에 매달렸다. 그런 결과 전국 18세 이상의 성인남녀 가운데 6만여명을 표본으로 추출할 수 있었다. 이 6만여명을 電算입력, 드디어 서울 安岩洞에 살고 있는 白鍾華씨를 ‘평균한국인’으로 가려 뽑을 수 있었다.

 어렵고 복잡한 작업을 동해 드디어 그려내는 데 성공한 한국인의 자화상 - ‘평균한국인 白鍾華씨’, 그는 어떤 모습인가?

 白씨는 올해 38세, 龍띠 남자.

 서울 城北구 安岩동 136의 1 대광아파트 635호에 살고 있다. 전남 珍島에서 태어나 거기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은행에 입사, 2년 정도 근무하다가 軍에 입대했다. 군에서는 후방근무를 했고 군복무기간 동안에 술, 담배를 배웠다.

 부인 崔貴子(35) 씨와는 국민은행 서울 화양동지점에 근무할 때 2년 동안의 ‘추격전을 벌인 끝에’ 社內 결혼, 현재 9살된 아들 東植 이와 6살짜리 딸 智賢이를 두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5년 전인 84년 2천만원에 구입한 것. 서울 鍾岩洞에 있는 국민은행지점에 대리로 근무, 한국 평균인이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높아 보인다. 월수입은 봉급 74만천원에서 세금으로 9만원 정도 떼고 남는 65만원이 순소득. 이 중에서 매달 15만-16만윈 정도 저축하고 있다. 네 식구가 한달에 한번 정도 외식을 즐기고, 지난 여름휴가 때는 東海 맹방해수욕장에 가서 2박3일 동안 휴가를 보냈다.

 바둑실력은 1급. 평균한국인치고는 높은 수준의 취미생활이지만 과묵한 그의 성품이 나 언행에 비추어 있음직한 취미생활이다. 바둑 이외에 테니스도 수준급으로, 현재 몸담고 있는 은행지점의 대표선수인데, 기자와의 인터뷰가 예정된 날에도 지점대 지점간의 경기 때문에 약속시간을 어길 정도로 테니스에 미쳐 있다.

 종교는 없다. 부인이 결혼 전에 카톨릭을 믿었으나 지금은 성당에 나가지 않고 있다. 白 씨는 그러나 언젠가는 “종교를 가질 것같다”고 실토한다.

 

“정치에는 관심없다”

 고향에 계시던 부모님은 모두 별세하셨고 큰 누님 (55)은 木浦에 살고 있으며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서울에 산다.

 형제들의 학력은 누나들이 국졸, 큰형은 고졸, 작은형은 중졸. 형들의 직업은 모두 자유업이다. 문익환목사나 임수경양의 訪北에 관한 한 몹시 부정적이며, “정치에는 평소 관심을 쏟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木浦商高 선배인 金大中씨의 얘기가 나오면 단연 심각한 표정으로 바뀐다.

 여자 탤런트로는 김미숙을, 남자로는 이덕화를 좋아하고, 주량은 소주 1병에 맥주 3병정도. 과음했더라도 새벽 6시 반이면 반드시 잠에서 깨고 결근이나 지각을 해본 일이 별로 없다. 귀가시간은 오후 6~7시경. 밤 11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텔레비전을 보거나 바둑책을 본다. 텔레비전 프로 중에서는 스포츠중계와 연속극을 즐겨보고, 신문은 <朝鮮日報>와 <서울經濟>를 정기구독하고 있다. 盧泰愚대통령은 인간성이 맘에 든다. 그러나 지난번 대통령선거 때는 金大中씨에게 투표했다. 그 이유는 金大中씨가 “母校 선배이기 때문”이다.

 ‘평균한국인’ 白씨의 소득이 한국인 1인당 GNP 4천8백50달러(경제기획원발표, 1989년말 예상)에 비해 퍽 높게 나왔는데, 조사대상이 18세 이상의 한국인 성인남녀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컴퓨터가 가려 뽑은 이번 白씨의 선정은 크게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자화상만으로는 아직 완성된 그림이라고 자신하기에 미흡하다.

 이것만으로는 잘난 것인지 못난 것인지 가늠이 안된다. 비춰볼 수 있는 거울, 비교해볼 수 있는 잣대가 필요하다.

 비춰보고 비교해 봐야만 우리의 참모습이 보이고 추고 虛와實, 그 약점과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거울과 잣대는 우선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GNP(1인당)를 가진 국자의 평균인이어야만 한다. 적어도 외형상 우리와 비슷한 수치의 경제권에 살고 있는 나라의 평균인을 추적해서 만나보면 ‘나'나 ‘우리'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사는지, 우리의 意識이나 發想이 얼마만한 기복을 가지고 있는지 비교 ·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인의 국제화

 英 · 獨 · 佛처럼 1인당 GNP가 비슷한 西歐국민들사이에는 생활수준만큼이나 의식 · 발상의 폭이 평준화되어 있다.

 유럽인들은 윈래  國境개념이 희박하다거나 요즘 유럽이 경제공동체를 지향해서가 아니라, 일찍이 어슷비슷한 생활수준을 기반으로 하여 서로 비교해보는 가운데 하나의 유럽인 또는 세계인으로 살아가는 發想法을 익혀왔기 때문에 ‘의식의 국제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그렇다. 《시사저널》이 이번 ‘평균한국인’을 추출해본 것은 심심풀이 장난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국가들 중에서 평균인을 찾아내어 비교해가는 작업을 통하여 ‘평균한국인’의 國際化를 이루는 그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인 것이다. 배타성이 강하고 독선적으로 흐르기 쉬운 우리의 의식이나 발상법을 국제화하는 작업이야말로 선진국을 지향하는 오늘날의 우리 국민들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라 생각된다. 우리에게 거울이 되어줄 수 있는 나라로 우리와 1인당 GNP가 비슷한 나라를 찾아보니, 스페인, 아르헨티나, 대만, 그리스, 싱가포르 등 5개국이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5개국 갤럽에 알아보았더니 그 중 그리스의 국제갤럽 (Gallup Int’l) 가입기관인 ICAP측에서 회답이 왔는데 “88년말 기준으로 그리스의 1인당 GNP가 4천8백50달러”라는 朗報였다. 금년말 우리국민 1인당 GNP 추계치와 꼭같다. 곧바로 “귀국의 평균인을 추출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오케이”라는 회답이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평균그리스인’ 조지 카자키스(42)씨를 만나게 되었다.

 GNP라는 巨視的접근과 의식 · 생활감정이라는 微視的 접근을 병행하여 두 나라 평균인을 비교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페인트공 카자키스씨

 카자키스씨는 그리스 수도 아테네 근교 메니디市에서 아파트 페인트工으로 살고 있다. 월수입은 7만5천드라크마(32만원 정도)로서 우리나라 소득수준으로 보면 中下급이다. 有色인종에 대한 白人의 우월의식이 고질화한 탓일까, 이틀밤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며 지구 반바퀴를 돌아 찾아간 기자 앞에 그는 얼굴을 나타내지 않는다.

 “굳이 만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전화를 끊는 그를 다시 전화로 불러내어 “당신은 컴퓨터가 뽑아낸 평균그리스인”이라고 강조하고, ICAP직원이 “인터뷰 시간에 상응하는 사례를 지불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서야 카자키스씨는 기자의 면담요청에 응했다.

 카사키스씨는 카잔차키스의 소설 《희랍인조르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전형적인 그리스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제대 직후에 친구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알게 돼 결혼, 슬하에 외아들을 두고 있다.

 

가난한(?) 평균인

 순하디 순한 부인과 장래 英語교사가 꿈인 아들, 이렇게 세 식구로 이루어진 家口는 그러나 같은 유럽이지만 잘사는 국가, 예컨대 한두대의 승용차를 갖고 있는 프랑스의 평균가구에 비하면 몹시 궁색해보인다. 시가 2천5백만원 정도의 집에 살고 있으며 저축은 한푼도 하지 않는다. 카자키스씨 본인도 “평균 그리스인이 이렇게 가난해서야!”라며 면구스런 표정이다. 남편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부인 파니(38) 씨는 자신도 “사흘에 하루꼴로 이웃 세탁소에 나가 푼돈이라도 번다”고 귀뜀해준다. 부인의 수입 1만5천드라크마까지 합치면 카자키스집의 월소득은 9만드라크마, 우리 돈으로 40만원 정도이다.

 부부가 쓰는 큰방 하나와 아들 바겔리스(16)군의 방 그리고 세 식구가 간신히 둘러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크기의 식당, 현관을 개조해서 넓힌 응접실이 집내부의 전부다. 6년 전, 살고 있던 집을 헐어버리고 새로 넓혀 지은 집인데, 기자의 통역을 맡아준 예비변호사 헬렌 에코노미데스(23)양의 귀띔으로는 “동네 분위기로 미루어보아, 무허가 건축같다”는 것이다.

 이 집에서 카자키스씨는 외롭게 산다. “아들만이 유일한 친구다”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슬퍼보인다. 7~8년 전 건설기능공으로 지중해 저쪽 리비아 공사장에 해외 취업한 경험이 있고 그때 번 돈으로 텔레비전과 비디오를 샀다. ID카드(주민등록증)의 종교란에는 orthodoxia (그리스正敎)로 기재돼 있지만 교회에는 한번도 발을 들인 적이 없다.

 

에어컨은 2대나 장만 ‘눈길’

 연말이나 명절 때면 시골의 친부모보다 2백여km 떨어진 카발라邑의 처가를 방문, 장인 장모로부터 ‘착한 사위’ 소리를 듣지만, 남편에게 비친 아내는 항상 “무식해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일 뿐이다.

 가구 가운데 돋보이는 것으로 2대의 에어컨이 있어 물어보니 “금년 여름의 더위가 혹심해서 1년 월부로 사들였다”고 말한다. 3년 전부터 되풀이되는 異常酷暑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그리스 상황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카자키스씨의 수입원에 대한 석연치 않은 의문점을 남기는 가구임에는 틀림없다. 사회주의가 풍미하는 유럽국가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지만, 시민들 하나하나가 월소득액을 정확히 신고하지 않고 있는 것같다.

 교통수단으로는 작년에 2만5천드라크마(11만원)를 주고 산 東獨制 중고 오토바이가 한대 있어 아파트공사장으로 출퇴근을 하는 데 쓴다. <일요일은 참으세요>라는 영화의 주연 배우로 유명해진 여자정치가 멜리나 메르쿠리를 좋아하지만, 같은 그리스인이라도 억만장자였던 오나시스는 싫어한다. “그가 죽고 나서 재산의 半이 정부 차지가 된 걸 고소하게 여긴다” 고 말한다. 인도의 음악을 좋아하고, 미국인 칼세이건과 소련인 스코로우스키가 함께 써낸 《The Space》(우주) 라는 책을 되풀이해서 읽는다. 언뜻 보기에도 그러했지만, 성격이 좀 이상해서 2년간의 군복무 때는 執銃거부 때문에 군대생활 대부분을 영창에서 보냈다.

 카자키스씨가 사는 동네에는 한국에서 쉽게 눈에 띄는 들국화가 한창이다. 서울 근교와 비슷하게 야산도 보이고 공터도 많다.

 

뿌리깊은 전쟁혐오사상

 새벽 6시 이후에 일어나면 공사장 출근에 바빠, 아침을 거르기 일쑤고 아내가 준비해준 주스로 점심까지 때운다. 평균 그리스인치고는 이상하리만치 코스모폴리탄적인 생활풍습에 젖어 ‘非애국자’ ‘非종교인’임을 강조하지만 슬픈 눈매나 말수가 적은 언행으로 미루어 심적으로 많은 갈등과 고민을 안고 있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이웃 터키와 전쟁이 나면 싸움터로 직행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는 “출전하지 않겠다. 싸움 자체가 자연의 뜻에 反하기 때문이다”라고 헬라인 특유의 反戰 철학을 강조했다.

 평균인을 골라낸 컴퓨터라도 개개인의 성격이 나 사생활만은 손을 낼 수 없는 탓에 ‘평균 그리스인치고는 좀 괴팍한 면을 가진 평균인을 만났구나’하는 느낌을 기자는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니, 수많은 戰亂에 시달려온 그리스인의 인식 속에 새겨진 전쟁혐오 의식이 카자키스씨를 통해서 執銃거부로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해보면 가장 올바른 평균 그리스인을 만났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같다.

 국민 1인당 GNP가 한국과 비슷한 나라 그리스. 그러나 두 나라 평균인인 白鍾華씨와 카자키스씨를 비교해보면 현격한 차이가 드러난다.

 월소득액과 저축이 엄청나게 다르다. 白鍾華씨의 저축이 매달 15만~16만원인 데 비해 카자키스씨는 전혀 없다. 한국이 단연 優位다. 이제 정신만 놓지 않으면 한국이 유럽의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GNP와 실생활의 차이

 한국인의 자화상을 좀더 선명하게 더듬어보기 위해 우리는 그리스의 평균인과 비교해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5년전의 ‘평균한국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5년전의 평균한국인이 오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봄으로써 오늘의 평균한국인이 5년뒤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예측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5년 전, 한국일보사가 추출한 평균한국인 權寧大(42)씨는 당시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바 있다. “여자한테 세탁기 사주면 안됩니다. 게을러지니까요.” 그런데 5년에 지난 오늘. 權씨의 집에는 세탁기뿐만 아니라 컴퓨터까지 들어차 있다. 당시 90cc짜리 오토바이가 지금은 125cc짜리로 바뀌어 있고, 당시 36만원이던 월수입이 지금은 순수입만 60여만원, 오늘의 평균인 白씨의 소득과 일치하고 있다. 5년전 “조금 남아있던” 빚도 지금은 없다. 꾸준히 저축한 결과 5년 동안 2천만원을 모았다. <한겨레신문> 주식을 1백50株가지고 있는데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주주총회란 델 참석해보았다. 아이들과 아내한테도 <한겨레신문>주식 50주를 넘길 정도로 유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 시세로 1억을 호가하는 대지 40평을 가지고있고, 고등학교(안동농림高)동창회는 빠짐없이 참석한다. 동창들 거개가 자가용을 타고 나타나 “끝발이 죽는 편”이지만, 자가용이 없다고 해서 부끄러워하거나 불편해본 적은 없다.

 

5년후 1인당 GNP 8천4백달러로

 과연 ! 5년 전의 평균한국인은 지금의 평균인으로, 그리고 앞으로 5년 뒤의 평균인으로 삶의 行步를 맞춰나가리라는 추측을 낳게 해준다. 權씨는 지금 차가 없지만 운전면허증은 갖고 있다. 작년에는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1박2일로 제주도 관광을 다녀왔다. 관광호텔에서 자보기는 그때가 처음이다. 權씨부부 결혼 15주년과 부모님의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작심하고 한번 써봤다”는 게 權씨의 말이다.

 몸무게는 5년 전보다 5kg이 늘었고 머리털은 그새 半白이 됐다. 집은 예전 그대로지만 일흔이 넘은 부모님을 시골에서 모셔올 작정이기 때문에 좀더 넓은 새집을 물색하고 있다.

 오늘의 평균인 白씨는 5년 뒤 어떤 생활수준에 도달해 있을까?

 지난 9월 경제기획원이 밝힌 제7차 5개년계획 시안을 토대로 《시사저널》과 한국갤럽이 공동작성한 예상치에 따르면, 5년 후인 1994년에 이르면 1인당 GNP는 8천4백달러, 월평균 가구소득 1천8백60달러, 가구당 평균 가족수는 3.8명이 된다.

 오늘의 평균인 白鍾華씨도 이 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에다. 그것은 5년 뒤의 평균한국인은 성큼 유럽 국가 수준으로 돌입하게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하나의 뚜렷한 비전이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가 얻은 가장 소중한 보람이었다. 

 


1인당 GNP

            ('89末 추계치)

일본             28,000$

西獨             25,000$

프랑스           22,700$

미국             20,300$

영국             17,000$

홍콩             10,300$

스페인            8,900$

臺 灣             8,400$

싱가포르          7,400$

그리스            5,000$

한국              4,850$

아르헨티나        3,600$

<참고 : IMF 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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