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성한데 웬 요실금 수술?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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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보험 가입자들, 5백만원 환급받자 너도나도 수술대로

 
요즘 50, 60대 여성들 사이에서 요실금 수술이 유행이다. 100만원을 웃도는 요실금 수술비가 올해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어 본인 부담금이 20%로 확 줄어든 것이 결정적 이유다. 게다가 1990년대 말~2000년 초 사이에 여성보험에 가입한 중년 여성들은 보험 회사로부터 돈도 받을 수 있다. 보험 상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요실금 수술을 받은 보험 가입자는 5백만원 가량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요실금 수술은 주로 산부인과에서 이루어지는데,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은 요실금 수술과 ‘질 성형 수술(이른바 이쁜이 수술)’을 묶어 환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왕 요실금 수술을 하는 김에 질을 조여주면 남편이 좋아하지 않겠느냐’며 넌지시 권하는 것이다. 요실금과 질 성형 수술 패키지는 유례없이 낮은 출산율 때문에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진 일부 산부인과에서 ‘개발’한 새로운 수익 상품인 셈이다.

요실금 수술비를 주는 여성보험 가입자가 요실금 수술과 질 성형 수술을 패키지로 할 경우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돈은 100만원 안팎이다. 보험금 5백만원을 받으면 수술비를 내고도 4백만원가량이 남는다. 그러다 보니 이 돈을 탐내고 ‘막무가내식’ 요실금 수술을 하는 여성들이 산부인과 문턱을 닳게 하고 있다.

문제는 막무가내식 요실금 패키지 수술이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요실금 증세에 따라 수술이 필요 없는 경우가 있고, 질 성형 수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줌이 흘러나오는 현상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주로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성인 여성의 30~40%, 40대 여성의 20% 이상이 요실금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크게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처럼 배에 힘이 가해지면 나타난다. 골반 근육이 약해져 밑으로 처지거나 요도를 조이는 힘이 떨어져 소변이 새는 것을 방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요실금은  출산 이후나 천식처럼 지속적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 또는 비만이나 폐경과 함께 찾아온다.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 많아

절박성 요실금은 갑자기 참을 수 없을 만큼 소변이 마렵거나 화장실에 가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흘러나오는 증상이다.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은 상태에서 방광이 저절로 수축하여 발생한다. 급성 방광염, 신경질환, 당뇨병, 방광 출구 폐색과 같은 질병이 그 원인이 될 때도 있지만 이런 이유 없이 홀로 생기기도 한다.

요실금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 치료나 골반 근육 강화법, 체외 자기장 치료기 등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심할 때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복압성 요실금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절박성 요실금은 그 정세가 심해도 수술 치료를 하지 않는다. 절박성 요실금은 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요실금 수술이 유행하면서 수술 치료가 필요 없는 절박성 요실금 환자, 증세가 심하지 않은 환자들까지 수술대에 오르는 실정이다. 삼성제일병원 서주태 교수(비뇨기과)는 “절박성 요실금은 수술 치료를 하지 않는데 이를 복압성 요실금으로 오진해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전혀 다른 치료를 하는 것이므로 부작용이 생기거나 요실금이 재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복압성 요실금 수술은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지만 수술 후에 요실금이 재발하는 경우(5% 정도)가 있고, 요폐·출혈·빈뇨·요절박 따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질 성형 수술까지 할 경우에는 부작용을 더 걱정해야 한다. 메이저병원 권혁찬 부원장은 “질 성형 수술을 한 뒤 처음 몇 년 동안은 만족할지 모르지만 폐경 후 질이 위축되어 아예 부부생활을 못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한 또 다른 합병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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