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정부 ’ 위한 準組閣
  • 변창섭 기자 ()
  • 승인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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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내무에 强性인물··· ‘나눠먹기 ’ 폐단 드러나

3당합당에 따른 인위적인 정개개편 후 처음이자 6공 이후 최대규모로 평가되는 지난 ‘3?17 개각 ’은 취임 3년째 접어든 廬泰愚대통령이 자신의 본격통치기를 염두에 둔 고단위 처방이라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경제각료와 민생치안 관련 장관들을 포함 15개부처 장관이 경질돼 사실상 ‘準組閣 ’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개각은 외견상 3당합당에 따른 국정 면모 일신의 필요성과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경제난과 타개, 떼강도와 잇따른 방화 등으로 허점이 노출된 민생치안의 확립 등 국정의 일대쇄신이 요구되는 여러 상황들에 복합적으로 부응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개각단행의 중요한 배경으로 6공 출범 직후부터 진로를 가로막아온 5공청산이라는 걸림돌이 지난 연말로 ‘제거 ’됐고, 민정?민주?공화 합당에 따른 민자당의 출현으로 정치적 ‘안정 ’을 이룬 만큼 廬대통령으로서도 이제 과거의 ‘물대통령 ’에서 ‘소신있는 대통령 ’으로 轉身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개각의 핵심은 단연 현 경제팀의 퇴진과 함께 등장한 李承潤부총리팀이다. 새경제팀은 ‘성장론 ’의 주창자 李부총리를 정점으로 재무에 鄭永儀, 농수산에 姜普性, 상공에 朴弼秀, 동자에 李熺?씨가 포진해 있다. 특히 ‘안정론 ’의 기수인 청와대 文熹甲경제수석이 대구서갑 보궐선거용으로 방출됨으로써 6공초기의 ‘안정론자 ’들이 모두 퇴진한 셈이다.
許亨九법무, 金泰鎬내무장관이 경질된 것은 연쇄방화사건 등으로 드러난 민생치안 위기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이나 신임 李種南법무, 安應模내무장관이 ‘강성 ’인물로 알려져 향후 정부의 시국치안 대처와 관련, 주목된다.
한편 이번 개각은 3당합당에 따른 민자당의 출현으로 舊민정2, 민주2, 공화1명 등 모두 5명의 의원이 입각했으나 이들의 입각은 새내각의 적소 임명이라기보다는 당내 각계파간의 ‘나눠먹기식 ’ 각료할당이란 지적이어서 앞으로 나타날 계파정치로 인한 폐단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개각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일부 청와대 비서진의 개편을 들 수 있다. 특히 李洪九통일원장관을 청와대정치담당특보로 기용한 점이나 廬在鳳정치담당특보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廬대통령의 본격통치기에 대비해 그 논리 제공을 위한 브레인팀으로 안성맞춤이란 평이다.
‘3?17 개각 ’은 입각 인물의 면면을 놓고 볼 때 鄭根謨과기처장관, 李--順정무2장관을 제외하고는 참신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6공의 중반이자 廬대통령의 본격통치기의 元年에 단행된 이번 개각은 우선은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內治用 ’ 성격이 강하나 장기적으로는 ‘강력한 정부 ’를 지향하고자 하는 廬대통령의 의중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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