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별 부부가 만났으나···
韓弼聖·弼花 남매의 ‘삿포로 상봉 ’이 있은 지 며칠만에, 남북의 부부가 또 다시 재회해 전국 이산가족들의 심금을 울렸다. 3월17일 오후 8시50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史學會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에 참석차 이곳에 온 북한학자 孫永鍾(63)씨(사진 오른쪽)와, 부산에서 달려온 아내 金善順(62)씨는 도쿄 팔레스호텔 2층 아이스룸에서 40년만에 만나 할말도 잊은 채 손만 꼭 마주 쥐었다. 6·25 때 스물세살 서울대 학생으로 학교에 간다며 집을 나간 후 소식이 끊겼던 남편은 북한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연구실장이 되어 나타났고, 그런 남편에게 아내는 ‘고향의 꽃 ’ 한묶음을 수줍게 건네며 울음을 터뜨렸다. 신혼 2년만에 생이별한 후 매년 남편 제사를 지내며 고이 수절해온 金씨는 남편의 야윈 모습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채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 ”며 울먹였다. 남편 孫씨는 북한에도 아내와 2남4녀의 자식을 두고 있는데, 상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부부이별은 ‘역사의 잘못 ’이므로 미안한 생각이 없다 ”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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