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까’ 보면 웃음이 하하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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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몹·디시인사이드 등에서 엄선한 가볍고 말랑말랑한 콘텐츠 소개
 
2002년 딴지일보가 ‘원톱 공격수’였다면 2006년 ‘발로까(balrocca.mediamob.co.kr)’는 환상의 ‘포백 수비 라인’이다. 막강한 자본과 물량으로 블로거들을 출격시킨 포털 사이트에 맞서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즐기는 미디어몹, 디시인사이드, 웃긴대학, 스투닷컴이 ‘최강 수비 라인’을 짰다. 딴지일보에도 참여를 요청한 상태이다. 딴지일보가 참여한다면 ‘카테나치오(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뜻함)’의 최종 수비수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전략은 한마디로 ‘전원 공격, 전원 수비’다. 발로까에 참여한 사이트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싹쓸이해’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을 태세이다. 포지션별로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미디어몹은 외국에 있는 월드컵 소식통들이 외국 네티즌의 반응을 모으기로 했고, 디시인사이드는 월드컵과 관련한 재미있는 사진을 수집한다. 웃긴대학은 월드컵 유머를 담당하고, 스투닷컴은 정교한 경기 분석과 화보를 책임진다.

발로까가 어떻게 출범하게 되었는지는 출사표에 잘 나타나 있다(비장한 민족주의, 천박한 상업주의, 울화통이나 ‘안습(안구에 습기가 찬다)’을 빼고 월드컵을 가볍고 말랑하게 즐겨보자는 취지에, 솔직히 온통 월드컵을 가지고 ‘난리 블루스’이기에 우리도 뭔가 다른 것을 해야 할 것 같은 초조함에 만들게 되었다). 월드컵 기간에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이승철 미디어몹 대표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이정민 웃긴대학 대표에게 공동으로 UCC 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월드컵 관련 게시판을 여는 것말고는 별다른 계획이 없던 이들이 의기투합했다.

시작은 소소했으나 창간 준비 1·2호를 들여다보면 그 끝은 성대하리라 예상된다. 창간 준비 1호의 ‘이동국 굴욕사진 특별전’은 ‘역시 한국 네티즌은 못 말려’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이동국 선수가 이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사진을 한 사진기자가 연달아 찍었고, 이 사진들로 이미지 손상을 입은 이동국 선수가 월드컵에 출전을 하지 않는다는 ‘음모론’의 결정판이다. 창간 준비 2호에 실린 ‘안정환이 힘을 못 쓰는 이유’를 읽고 있자면 설득력 있는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재기발랄한 콘텐츠들이 월드컵 ‘개막일 이전에는 평가전을 중심으로 심심하지 않을 만큼만 업데이트하고,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는 매일 업데이트한다’는 발로까를 자주 클릭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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