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과 ‘저기녀’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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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세상]

 
‘훈남’과 ‘저기녀’ 시대가 열렸다. 훈남은 ‘훈훈한 남자’의 준말이다. 인터넷에 얼짱 남자 연예인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올려놓고, 자신만의 간략한 평을 덧붙이는 ‘훈남 놀이’가 독일월드컵을 거치며 ‘훈남 열풍’으로 거듭났다. 성격도 약간 변했다. ‘얼짱’보다는 ‘훈짱’이 주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꽃미남의 전형이 탄탄한 몸매에 조각상 같이 잘생긴 얼굴이라면 훈남은 외모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나 성실한 태도 같은 것들로 인기를 끈다. 주로 영화배우나 탤런트들이 꽃미남으로 꼽혔다면 훈남 중에는 스포츠 스타, 평범한 일반인들도 많다.
월드컵 이후 10대 여성들이 열광하는 ‘훈남’의 대표 격은 ‘신형 엔진’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라운드에 서면 쉬지 않고 뛰는 박지성이다. 그의 순박한 얼굴과 성실한 플레이는 뭇 여성들을 매료시켰다. 언제 또 변할지 알 수 없지만 ‘얼짱’을 넘어 ‘훈남’으로 가는 이런 시대 흐름은 일단 10대들이 우리 사회에 광풍처럼 몰아친 외모 지상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훈남’과 함께 요즘 대학가에서는 ‘저기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여성이 길거리에서 처음 보는 남성에게 “저기요··· 시간 있으세요?”라고 한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남성에게 선택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남성을 ‘선택해’ 구애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저기녀’와 ‘훈남’의 공통점은 뭘까? 적극성이다. 외모를 성실하게 가꾸든, 일을 열심히 하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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