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거인처럼 자꾸 커져요!”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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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에게 물어보세요]

 
Q. 40대 초반 여성이다. 나이가 들면서 약간씩 몸이 남자처럼 변해왔다. 광대뼈와 턱 선이 나오고 손과 발도 남자처럼 커지고 있다. 내가 말단비대증에 걸린 것인가?

A. 말단비대증이란 뇌하수체에서 생긴 종양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신체 말단 부위인 얼굴과 손발 등의 성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희귀 질환이다. 성장기 전에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키가 2m 이상 커지는 거인증이 되고, 뼈의 성장판이 닫힌, 다시 말해 성인이 된 후에는 말단비대증이라고 한다. 정확한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질문한 이는 말단비대증에 해당하는 것 같다.

말단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손발 및 얼굴의 변형이다. 보통 이마나 턱이 튀어나오고, 입술과 코가 두꺼워진다. 따라서 코를 심하게 골게 되는데 수면이 깊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낮에도 졸리다. 손발이 커지면 반지와 구두가 작아지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신체 변형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바로 몸속 장기들도 커져 기능 장애가 오는 일이다. 예컨대 대장이 커지며 대장에 용종이 생겨서 오래되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또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당뇨병·고혈압·수면 무호흡증·심근병증 등 각종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말단비대증은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 소모성 질환으로, 통계적으로 여자는 약 4년, 남자는 약 8년의 기간이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합병증까지 함께 올 위험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혈액 검사, 뇌하수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의 검사를 받으면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 검사 후 종양의 크기에 따라 수술을 받거나 약물 치료를 한다. 수술 뒤에는 성장호르몬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말단비대증 치료는 성장호르몬과 성장 인자 등의 수치를 정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므로 평생 치료받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치료를 해도 이미 변형된 얼굴이나 커진 손발은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김성운(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교수)

 
Q. 7세 아들을 둔 주부다. 아들 녀석이 평소 너무 산만한 데다 유치원에서는 수업 시간에 코를 골며 졸기 일쑤라고 한다. 밤에도 드르렁드르렁 코까지 골며 잠을 잘 자는데 왜 항상 졸고 산만한지 모르겠다. 혹시 코를 고는 것과 상관이 있나?

A. 수업 시간에 잘 졸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코골이 장군’인 경우가 많다. 아이가 코를 골면 단잠을 자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 상황은 정반대이다. 어른에게 코를 고는 흉내를 내보라고 하면 5분을 못 넘기고 그만둘 만큼 힘이 든다. 혹시 아이가 코를 골면서 컥~컥~ 숨이 막히는 수면 무호흡증까지 나타나는지 세심히 봐주기 바란다.

밤새 시달린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고 수업 중에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또 수면 무호흡증이 나타나면 밤새 뇌의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집중력까지 떨어진다. 실제 독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수학·국어 등의 성적을 조사했더니, 잘 때 코를 고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학교 성적이 두세 배 나빴다고 한다.

아이들이 코를 고는 것은 대부분 커진 편도선이 원인일 수 있다. 코 뒤쪽과 목 사이에 있는 편도의 일종인 아데노이드가 커져 코로 들어가는 숨길을 방해한다. 원래 아데노이드는 대개 5~10세에 커지다가 사춘기 이후에는 저절로 작아지거나 없어진다.
이때 감기에 걸리면 작아져야 할 아데노이드가 반대로 커지게 된다. 따라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감기 때마다 편도가 자주 붓거나 코막힘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코골이를 예방하려면 옆으로 누워 재운다. 베개의 높이는 3~4cm 정도가 적당하고, 지나치게 높은 것은 삼간다.
박상욱(하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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