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놀란 그녀의 ‘파워 인터뷰’
  • 이숙이 기자 (sookyiya@sisapress.com)
  • 승인 2006.08.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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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가수 이안

 
다들 처음에는 그녀를 ‘깍두기’로 알았다. 가수가 시사 프로그램의 패널로 나온다면 대개 ‘양념성’ 질문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우는 정도의 역할을 하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화가 끝나고 나면 출연자나 방청객 심지어 동료 패널들까지도 그녀를 다시 보곤 한다. 정치인·문화인·스포츠 스타 등 어느 분야의 출연자가 나와도 그 사람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상황에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한 8월5일 방송에서도 그녀는 “강대표가 일반인 여론조사에서는 졌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 짜릿한 역전극을 벌였다. 그런데 이걸 보며 한나라당의 당심이 민심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KBS 1TV <파워 인터뷰>에 나오는 가수 이안씨(26) 얘기다.

시사만화가 박재동씨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단골 패널로 출연 중인 그녀는 그동안 정동영 이명박 같은 대권주자, 이재오·임종석·원희룡·박영선·나경원 같은 정치인,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영화배우 박중훈, 야구선수 이종범, 디자이너 김영세 같은 유명인들과 인터뷰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최소한 이틀씩은 상대방을 연구하는 데 할애했다. 그 사람이 쓴 책을 사서 보고,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읽어보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주변에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식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대본만 보고 질문을 한다는 건 출연자에게나 시청자에게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한나라당과 전혀 다른 이력을 보고 놀란 일이며 “지역구 평이 좋더라”는 취재 뒷얘기까지 늘어놓던 그녀는 이런 인터뷰에서 따끈따끈한 세상사를 생생하게 접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박중훈씨와는 방송이 끝난 뒤 스크린쿼터 문제로 장시간 토론을 벌이기도 했단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그녀는 2004년 <물고기 자리>라는 앨범으로 데뷔했으며, 지난 6월 2집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곡인 ‘오나라’와 <신돈>에 삽입된 ‘온세미로’를 부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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