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억새밭 너머 섬, 섬, 섬
  • 최내현 (드라마틱 발행인)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8.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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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선택]천관산

어느 레스토랑에 가면 과자로 만든 접시에 스파게티를 담아준다. “그거 시켜줄까?”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대개 깜짝 놀란 목소리로 대답한다. “와, 정말이야? 스파게티도 먹고 접시까지 먹는 거야?”

천관산을 생각하면 그런 비슷한 기분이 든다. 한반도 최남단이라 할 수 있는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 위치한 천관산은 그다지 큰 산은 아니다. 반나절이면 올랐다 내려올 수 있고, 그래서 특히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왕복 교통에 드는 시간이 산행 시간보다 세 배는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다녀오면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것이다.

우선 천관산은 바닷가에 있다. 그것도 다도해 옆에 있어서 넓은 바다와 곳곳에 떠 있는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게다가 산 위는 40만 평의 억새밭으로 조망이 최고다. 그뿐인가. 평평하고 부드러운, 흔한 억새밭이 아니라 중간 중간 누군가 일부러 꽂아놓은 듯한 기암괴석들이 하늘을 찌르며 서 있기까지 하다. 그런가 하면 봄에는 진달래가 지천이다. 그래서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15년 전쯤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무작정 올랐다가 받았던 충격 덕분에, 가장 좋아하는 산 중 하나로 필자는 천관산을 꼽는다. 언제 가도 좋은 ‘강추’ 산행이니 한번 믿고 다녀와 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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