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의 전쟁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9.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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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세상]
 
기어코 회사와 정부까지 발 벗고 나서야 할 지경인가 보다. 음주 문화 말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국가 알코올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파랑새 플랜 2010’이라는 이름 아래 음주 문화 바꾸기 공동체를 만들어 2010년까지 술 권하는 문화를 건전하게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알코올 중독자들의 치료 및 재활을 돕고, 예방 사업도 벌인다.

LG전자 가전사업본부(창원)는 지난해부터 매주 수요일을 ‘간(肝)휴일’로 정했다. 수요일만은 간에 휴식을 주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는 날로 정한 것이다. 간휴일을 정한 뒤부터 이 회사 직원들은 수요일이면 가급적 저녁 약속을 잡지 않는다. 부득이 수요일 저녁 모임을 갖게 되면 소주 대신 사이다로 건배한다. LG전자 가전사업본부 관계자는 “간휴일을 정한 후 직원들의 음주량이 줄었고,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가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이 음주 문화에 손대기 시작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은 소주·위스키 같은 독한 술 소비량만 놓고 볼 때 세계 4위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1년간 음주로 인한 결근율이 44.3%에 이른다. 게다가 한국의 20세 이상 성인 3명 가운데 1명(33.3%)은 고도 위험 음주자다. 음주 폐해로 인한 조기 사망, 의료비 지출, 생산성 감소, 사고 피해 등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도 연간 14조9천3백52억원에 달한다. 방치했다가는 국가 전체가 ‘술독’에 빠질 지경이니, 정부든 기업이든 술 문화에 손대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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