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청소기, 똘똘해졌네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6.10.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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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비백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로보월드 2006’(10월13~18일) 전시회장에 들어서니 유독 한 부스에 사람들이 뭉게뭉게 모여 있었다. 데뷔 무대에서 고장을 일으켜 망신을 산 연예인 로봇 ‘에버투’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이어 발길을 돌리는 곳은 보통 두 갈래로 나뉘었다. 기업인은 산업 로봇 전시관, 일반인은 생활 로봇 전시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생활 로봇 중에서도 실용파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단연 로봇 청소기였다. 로봇 청소기는 현재 로봇 대중화를 이끄는 최첨단에 서 있다. ‘아이보’ 같은 애완 로봇이 일본에서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고 하나 제조사가 수지 타산을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아직까지는 ‘돈 먹는 하마’에 불과하다. 로봇 기술을 이용한 제품군 중에서는 그나마 로봇 청소기가 상용화에 성공한 대표적 생활 로봇이다.

이번 전시회에 등장한 로봇 청소기들은 이전 제품보다 훨씬 더 편리해지고 더 똑똑해졌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몸체에 30개 이상의 센서와 고성능 카메라가 부착된 ‘오토로(한울로보틱스)’는 이를 이용해 집안 구조를 스스로 파악해가며 날렵한 몸놀림으로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한국적 특성에 맞춰 걸레질하는 ‘유봇(마이크로봇)’도 등장했다. 빨거나 교환해주지 않아도 늘 촉촉하게 젖어 있는 카트리지가 물걸레 역할을 대신해준다. 배터리 충전 기능과 소음 제거 기능이 대폭 개선된 것도 전시 제품들의 특징이었다.   

   로봇 청소기의 성능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지만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아직 높은 편이 아니다. 최근 시판 중인 로봇 청소기 13개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벌인 한국소비자보호원은 “큰 기대는 곤란하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17만~2백38만원대로 고가인 로봇 청소기가 먼지·쓰레기 흡입 능력이나 이동 능력 면에서 기존 진공청소기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 단 깨끗함보다 편리함 쪽에 방점을 찍는 소비자라면 로봇 청소기는 지금도 충분히 유혹적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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