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여황제 '레알 신한은행'
  • JES 제공 ()
  • 승인 2007.01.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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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는 ‘스타 군단’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한때 베컴·지단·호나우두 등 미국의 부시 대통령보다 지명도가 높은 월드 스타들을 한 팀으로 엮은 레알 마드리드는 많은 우승을 일구며 찬란한 궤적을 그려왔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줄무늬 유니폼이 인상적인 뉴욕 양키스, 미국 프로농구의 금빛 유니폼 LA 레이커스, 무광택의 검은색 헬멧으로 대변되는 일본 프로야구의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레알 마드리드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각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인기 팀이다. 이 팀들의 공통점은 좋은 선수가 있을 때는 어떤 문제도 감수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영입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무한 투자는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국내 여자 프로농구에도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가 탄생했다. 바로 안산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후발 주자로 2004년 6월 옛 현대건설 팀을 인수해 창단했다. 늦게 뛰어든 신한은행 농구단은 모기업의 영업 스타일과 닮은 공격적 경영으로 별들의 군단을 만들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이 ‘레알 신한은행’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번 시즌부터이다. 국내 최장신 선수 하은주(24·2백2cm)와 5년간 계약해 높이를 극대화했다. 하은주의 이번 시즌 연봉은 1억2천만원이고 일정 금액의 계약금이 있어 연봉이 오를 경우 신한은행은 하은주에게만도 10억원 이상(추정)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샐러리캡 소진율 100%


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최고 스타 정선민(33·1백85㎝)을 연봉 2억100만원에 영입하면서 높이와 기량을 보강했다. 기존의 미시 가드 전주원(35·1백76㎝)까지 합하면 말 그대로 스타 군단이다. 게다가 어느 팀에 가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진·최윤아·강영숙 등이 식스맨으로 버티고 있어 백업 선수도 튼실하다. 전 포지션에 걸쳐 구멍이 없을 뿐만 아니라 비교 우위도 갖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샐러리캡(8억원) 소진율 100%를 기록하며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투자 이유는 2005년 여름 리그 우승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자 프로농구 팀의 1년간 평균 예산은 40억원 정도이지만 우승 후 광고 효과는 100억원을 훨씬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 라이벌인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누른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상징성과 자신감을 획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가 되고 싶다. 명문 구단으로서 한국 여자농구 하면 신한은행이 생각나게 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라는 이름은 더 이상 스페인 축구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명문, 최고, 거금, 흥행, 넘볼 수 없는 벽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 국내 프로 스포츠를 운영하는 팀들이 ‘레알’이라는 접두사를 붙이고 싶어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J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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