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들 해도 너무하네
  • JES 제공 ()
  • 승인 2007.02.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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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세리머니 비꼰 '막가파식 패러디 사진' 마구 유포

 
한·중 양국의 백두산 논쟁이 뜨겁다. 한국은 기습적인 백두산 세리머니로 공격을, 중국은 패러디 사진으로 반격에 나섰다.
지난 1월31일 제 6회 창춘 겨울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벌인 ‘백두산 세리머니’를 비하하는 패러디 사진들이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를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백두산 세리머니는 외교전으로까지 비화되어 양측 외교 실무자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한국 외교 당국자들이 “이번 일은 우발적인 일로서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해명하면서 정부 간의 공방은 일단락 된 듯 보였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막가파식 패러디 사진을 유포하면서 한국 누리꾼들을 자극하고 있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이번 세리머니에 대해 ‘중국 동북공정에 대한 통쾌한 복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미국 속국으로 비하


 
중국 정부는 우리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벌인 문제의 백두산 세리머니 사진을 보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언론사의 중국어 사이트에 공개된 이 사진을 입수해 변형한 사진들을 인터넷을 통해 퍼뜨리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白度)’의 옌볜 게시판에는 ‘한국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표어로 중국에 도발했다’는 주제로 지난 2월2일 우리 선수들의 백두산 세리머니 사진을 ‘화성도 우리땅(火星也是我們的)’으로 바꾼 사진이 등장했다.
특히 이 게시판에는 동일한 사진에서 ‘우리의 양아버지는 미국’ 혹은 ‘우리는 미국의 대군을 원한다(我們要美國大兵)’로 문구를 바꾼 사진까지 속속 올라왔다. 이는 ‘한국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메시지를 부각시킴으로써 한국을 비하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의 블로그 사이트 ‘닥터블로그(DRBLOGS)’의 한 게시판에 올라온 다섯 종류의 패러디 사진 중 한 장은 ‘우리는 천조의 아들과 백성(我們是天朝子民)’이라는 문구를 담고 있었다. ‘천조’는 옛날 중국이 외국에 대해 자신들의 조정을 일컬을 때 사용한 명칭이라는 점에서 이런 표현 역시 한국을 깎아 내리려는 뜻을 품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사진은 우리 선수들이 걸고 있는 메달을 옥수수로 바꿔놓는, 고도로 은유적인 패러디 기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옥수수의 중국 방언은 ‘방즈(棒子)’로 이 말이 사람에 쓰이면 ‘놈’ 혹은 ‘녀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표현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중국 누리꾼들의 도발에 한국 누리꾼들이 2월5일 대반격에 나서면서 반(反)중국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디가 ‘sansanori 90’인 누리꾼은 ‘먼저 시비를 걸고 이제 와서 발끈하는 건 어느 나라 심뽀냐’라고 발끈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자의 예의가 땅에 떨어져도 유분수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의 티는 찾아낸다’라며 타이르기도 했다.
백두산 영토 분쟁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반발심을 비판하는 댓글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아이디가 ‘bebob7781’인 누리꾼은 ‘이참에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정복한 드넓은 만주 벌판까지 찾아오자’라고 말했다.

“먼저 시비 걸고 이제 와서 발끈하나”


 
아이디 ‘gonyeon’를 쓰는 누리꾼은 ‘중국이 우리 선수들의 백두산 세리머니 기습 시위를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문제 삼았는데, 실제로 대회 개막식 공연에서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식 표현) 홍보에 집중한 것은 정치적인 것 아니냐’며 중국의 비난에 대한 대응 논리를 펴 많은 누리꾼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고구려사를 다룬 주말 사극들의 시청률이 일제히 상승했다.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다룬 <연개소문> (SBS)은 ‘백두산 논란’이 전해진 2월4일 전국 시청률 22.6%(TNS미디어코리아 집계)로 그날 일일 시청률 1위에 올랐다. 2월3일의 18.9%에 비해 무려 3.7% 포인트나 치솟았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의 평균 시청률 21.8%에 비해서도 소폭 올랐다. 발해 건국사를 조명하고 있는 <대조영>(KBS1)도 20.3%(2월3일)에서 0.6% 포인트 오른 20.9%를 기록했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도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전날보다 상승곡선을 그렸다. <연개소문>은 2월3일 19.9%에서 23.3%로 크게 상승했다. <대조영>도 23.3%에서 23.7%로 높아졌다.
이같은 변화는 중국 누리꾼들이 백두산 세리머니를 ‘우리의 양아버지는 미국’ 혹은 ‘화성도 우리땅’ 식으로 비하하고, 심지어 이를 고구려사를 다룬 한국 드라마에 대한 거부 운동으로 확대하자, 이에 대한 반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 64% “백두산 세리머니 잘했다”


한편 이번 백두산 세리머니를 두고, 우리 국민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이들의 행동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4.0%는 백두산 세리머니를 ‘잘한 행동’이라고 답했으며, ‘잘못한 행동’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0.2%에 그쳤다.
‘잘했다’는 의견은 남성(72.9%)이 여성(54.5%)에 비해 많았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긍정적인 답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20대가 47.7%에 그친 데 반해 50대 이상은 70.4%가 이번 세리머니를 잘한 행동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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