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발로 뛸 수 있을까
  • JES ()
  • 승인 2007.02.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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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존 메인·올리버 페레스에 구질 뒤져…실전 경험은 많이 앞서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새로 옮긴 뉴욕 메츠 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생존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도 선발 다툼을 위해 스프링 캠프에 합류한 것은 거의 10년 만이 아닐까.” LA 다저스 시절부터 박찬호를 잘 알고 있는 메츠의 포수 폴 로두카가 입을 열었다. 박찬호의 최근 처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로두카와 박찬호는 수년 만에 다시 메츠에서 얼굴을 마주 보게 되었다.
LA 다저스 시절 로두카는 박찬호와 ‘배터리 궁합’이 맞지 않아 주로 채드 크루터가 마스크를 썼고 그는 열외였다. 지금은 주전 포수. 그리고 박찬호는 5선발 중 한 자리를 얻기 위해 피눈물 나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메츠의 마운드는 지금 투수들로 차고 넘친다. 박찬호의 선발 경쟁 드라마는 해피엔딩일까.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 7 대 1”
뉴욕 메츠를 취재하는 지역 언론 가운데 하나인 뉴스데이는 지난주 박찬호의 정규 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을 약 7 대 1로 점쳤다. 어떻게 본다면 이제 불펜 피칭 초기 단계이지만 박찬호의 개막 엔트리 진입 및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높이 평가하는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 메츠 선발 투수진을 살펴보자. 올 시즌 전반기 톰 글래빈이 개막전 선발 및 에이스 몫을 해야 한다.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후반기 얻은 어깨 부상 탓에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또 올랜도 에르난데스 역시 선발의 양축으로 글래빈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룰 것으로 일찌감치 예견되었다. 이 둘은 아주 커다란 변수(갑작스러운 부상)가 없는 한 시범경기 성적에 관계 없이 개막 3연전 중 1·2차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뉴욕 언론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3선발 이후로는 스프링 캠프 시범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일단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존 메인과 올리버 페레스. 뉴스데이는 각각 2 대 1과 5 대 1의 확률로 로테이션 진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7 대 1 확률의 박찬호와 5 대 1 확률의 올리버 페레스 간의 경쟁 구도가 볼 만하다. 존 메인과 동갑내기인 6년차 왼손 투수 페레스는 팀내 선발 연봉 서열 4위에 해당된다. 메츠가 만약 5명의 선발 투수 중 왼손 두 명(글래빈·페레스)을 넣는다면 페레스가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또 아무래도 대다수 팀들이 어린 선수에게 좀더 기회를 많이 주기 때문에 베테랑인 박찬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물론 박찬호가 스프링 캠프 막판까지 페레스와 호각세 또는 더 좋은 구위를 보여준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존 메인은 어떤 선수인가. 만 25세의 우완 4년차 투수다. 그는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지난해 대단한 경험을 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3경기 선발로 나서 1승, 방어율 2.63을 기록한 바 있다. 가을 잔치에 초대되고 나면 이듬해 영건 투수들의 구위와 관록이 한층 업그레이드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메츠가 메인을 제3선발로 점찍고 있는 것은 바로 지난해 가을 잔치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지난해 메츠의 노장 투수들이 줄부상 수렁에 빠졌을 때 혜성처럼 나타난 존 메인은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했다. 메인은 전반기에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후반기 메이저리그, 그리고 포스트시즌까지 뛰며 1백65이닝을 던졌다. 올해 메츠가 메인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닝은 순수하게 메이저리그에서만 1백70이닝 이상으로 보여진다.
 
앞서 설명한 페레스는 차세대 페드로 마르티네스라고 불리는 선수다. 그만큼 좋은 직구 무브먼트에 변화구 또한 변화무쌍하다. 들쭉날쭉한 컨트롤을 어떻게 조절할지가 관건이다. 박찬호가 이들보다 현재 앞서 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10년차 이상의 오랜 메이저리그 실전 경험뿐이다. 이 경험이 스프링 캠프 때 제대로 코칭스태프에게 어필되어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수 있다.
헤르헤 소사·애런 실리보다는 유리한 상황
만 29세의 우완 6년차 호르헤 소사는 빠른 직구로 유명하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컨트롤에다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멘탈’ 탓에 항상 미완의 기대주로 그쳤다. 2005년 13승3패, 평균 자책점 2.55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승8패에 머물렀다. 소사가 박찬호를 넘어서지 못하고 로테이션 합류가 힘들어진다면 코칭스태프는 그를 불펜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 왼손 타자에게 취약한 것이 흠이다.
지난해 다저스 선발진으로 나서 선발 11게임에서 6승2패, 평균 자책점 2.91을 기록한 애런 실리의 활약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뉴욕 언론의 절반은 역시 베테랑인 실리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실리는 후반기에 가면 부진한 것이 흠이어서 올해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실리는 “4월에 과연 누가 로테이션에 합류하겠느냐”라는 우문에 “둘 다 합류했으면 좋겠다”라고 현명한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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