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마셔도 살찌는 이운재의 비애
  • JES ()
  • 승인 2007.03.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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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선수와 체중은 어떤 상관 관계에 있나

 
여름 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야구와 축구 시즌이 돌아왔다. 1년 농사를 위해 겨우내 체력을 비축하며 몸을 가꿔온 선수들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할지 겉모습만 보아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곳이 스포츠 세계다. 경기력과 직결되는 체중과 운동 선수 간의 상관 관계는 어떨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병현(28·콜로라도)은 우람해진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잠수함 투수’로서 상대적으로 왜소한 이미지가 강했던 김병현은 올 시즌 정통파 투수 못지않은 몸을 만든 것이다. 지난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해 상체 근육을 특히 발달시킨 김병현은 지난해 80㎏에서 85㎏으로 불었다. 하지만 살이 쪘다기보다는 근육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파워 향상이 기대된다.
힘과 힘의 대결인 야구에서 몸집의 거대화는 시대의 요구 사항이다. 78㎏의 몸무게로 프로 무대에 입문했던 이승엽(31·요미우리)은 현재 95㎏을 넘나드는 대형 타자로 변신했다. 이승엽의 탄탄한 허벅지와 상체 근육은 최고의 무기다.


체중 늘면 유연성·순발력 떨어져


하지만 변신에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불어나는 몸집은 부상과 유연성·순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부활을 꿈꾸는 박찬호(34·뉴욕 메츠)는 현상 유지 예찬론자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꿈의 무대에 진출한 이래 박찬호의 몸무게는 94~95㎏을 유지하고 있다. 부침도 있었고 부상도 이어졌지만 그의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다.

 
‘날쌘돌이’라는 자랑스러운 별명과 함께 1990년대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서정원(37·잘츠부르크)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1992년 프로 데뷔 후 2년 전 오스트리아 리그로 옮겨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는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서정원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체중 조절이다. 전성기 시절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롱런의 핵심이다”라고 비결을 설명한다.
운동 선수 중에서도, 이른바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의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는 한때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호나우두(31·AC 밀란)도 포함된다. 파워가 중요한 야구와 달리 지구력과 스피드가 관건인 축구에서 군살은 죄악이다.
이런 체질의 선수들은 조금만 훈련량이 부족해도 금세 티가 난다. 축구 선수로 이룰 것은 다 이루었던 호나우두는 몇 년 전부터 복근의 예리한 라인이 무너졌다. 급기야는 지난해 룰라 브라질 대통령까지 가세한 체중 논란이 불거졌다. 요즘은 호나우두의 대를 이은 세계 넘버원 호나우지뉴(26·바르셀로나)까지 체중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월 옆구리에 살이 붙은 사진이 스페인 언론에 대서특필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골키퍼 이운재(34·수원)가 대표적 사례이다. 한때 살을 빼기 위해 먹은 것을 억지로 토하기도 했고 폐결핵까지 앓은 일화는 유명하다. K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체중 관리를 위해 벌금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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