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기상 정보가 삶을 편안케 하나니...
  • 김동식(기상사업자연합회 회장) ()
  • 승인 2007.03.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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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서 기업 경영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날씨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한 황사·폭염·안개 등 새로운 기상 현상이 재해로 인식되면서 기상 정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기상청 예보가 빗나갈 때면 이 모든 변화가 마치 기상청 때문인 것처럼 기상청을 신랄하게 비난하곤 한다.
현재 기상청의 예보 적중률은 85~86%이다. 이는 선진국의 예보 적중률에 비해 다소 뒤지는 수치이나 우리나라 기상청 예산과 기상 산업 시장을 고려해볼 때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상청도 기상 예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더 분발하고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우리가 겪게 될 기상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기상청만 비난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기상청을 비난하고 공격해도 기상 예보는 틀릴 수 있는 확률을 지닌 ‘예보’에 불과하지‘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상 예보 적중률을 지금보다 1% 더 올리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 차원에서 기상 분야는 국민의 생명에 관련된 것인 만큼 아낌없는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 기상 예보의 기술 발전을 꾀해야 하겠으나 우리는 좀더 다른 시각에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


기상 정보의 원리부터 이해하라


얼마 전 민간 기상 사업자들이 발표한 국내 기상 정보 활용 실태를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 기상 정보의 60% 이상이 기상 재해가 생기기 전에 기상 정보를 활용해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상 현상이 발생한 뒤 사고 보고용으로 기상 정보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일반 대중은 대부분의 기상 정보를 신문·방송사 같은 뉴스 매체에만 의존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정확한 기상 예보가 이루어지더라도 개인에 맞는 정확한 정보가 전달 또는 활용되지 못해서 피부로 느끼는 기상 정보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용인의 야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는 전날 뉴스에서 다음날 서울·경기 지방 날씨를 확인한다. ‘서울·경기 지역에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행사를 취소했는데 용인 지역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을 원망하며 기상청을 비난하곤 한다.
하지만 대체로 기상 예보 자체가 틀린 경우보다 정확한 기상 정보가 활용되지 않아 생기는 사례가 더 많다. 실제로 뉴스상의 서울·경기 날씨는 서울·경기 전 지역 중 한 곳이라도 비가 올 경우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를 한다. 이는 서울·경기 안에서의 지역별 날씨 차이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의 날씨 변화는 서울 지역 안에서 동별로도 온도 차이가 10℃ 이상 나기도 하고 강수량도 많게는 2백mm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용인의 날씨를 알고 싶으면 서울·경기 날씨가 아닌 용인의 정확한 날씨를 활용해야 기상 정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기상 정보는 자신이 원하는 상세 지역의 국지 예보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만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기상 정보의 원리를 이해하고 주위를 살펴보면 자신에게 맞는 맞춤 기상 정보를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제 기상 정보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에 직접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꼭 필요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날씨로 인한 위험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나아가 날씨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기상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기상 정보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기상 정보는 ‘예보’를 어떻게 ‘확보’로 만들 수 있느냐의 게임이 아니라, 한정된 예보 적중률 안에서 어떻게 활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가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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