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클릭에 마르는 눈물이여
  • 이문신 (관악연세안과 원장) ()
  • 승인 2007.04.30 09: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VDT 증후군·안정 피로, 컴퓨터 등이 주원인…눈 깜박임 횟수 줄어 발병
 
컴퓨터는 이제 생활의 일부분이다. 필자도 진료 중에 처방이나 차트 기록을 컴퓨터로 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컴퓨터 작업이 많아지다 보니 그로 인한 질환이 발생한다. VDT(컴퓨터 단말기) 증후군이 그것이다. 가장 대표적 증상이 안구건조증이다. 모니터 작업을 오래 하면 눈에 불쾌감과 따끔거리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눈물 분비와 관계가 있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분비되고 눈꺼풀의 깜박임에 의해 눈 표면에 고루 퍼지게 된다. 컴퓨터 작업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가 적어져서도 생길 수 있지만 눈 깜박임 횟수가 정상 상태보다 줄어들어 발생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눈을 뜬 채로 있으면 눈물의 증발도 많아지고 눈 표면에 눈물을 고루 퍼지게 하는 역할이 약해져 건조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모니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눈 깜박임 횟수가 적어지고 눈꺼풀의 상하 길이도 더 길어져 있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눈 깜박임이 적어지면 눈물이 고루 퍼지게 하는 기능과 눈물층을 안정시키는 점액층 분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눈꺼풀 상하 길이가 길어져 있다는 것은 눈을 더 크게 뜨고 있다는 의미인데 눈의 노출 면적이 증가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눈물이 증발하게 되므로 증발형의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컴퓨터 작업, 연속 90분 이상 넘기지 말아야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침침해지고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초점이 잘 안 맞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를 안정 피로라고 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가까운 곳을 과도하게 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가까운 곳 혹은 먼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는 조절 기능의 장애가 발생해 보려고 하는 물체가 제대로 안 보이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조절 기능의 장애는 평균 90분간 작업한 후에 발생한다. 물론 개인 차이가 있지만 연속 작업 시간이 최대 90분을 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안정 피로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눈이 나빠졌다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부분은 안정 피로나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지만 실제로 근시 진행도 발생할 수 있다. 컴퓨터 모니터 작업시 오랜 시간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가까운 곳을 보는 것이 근시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전자기파가 근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분명한 것은 과도한 컴퓨터 사용이 근시 진행의 한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직접 느낄 수 있는 증상은 아니지만 근거리 모니터 작업이 안압 상승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안압 상승이 40세 이상에서 더 뚜렷하게 발생한다고 하니 40세 이상인 사람들은 1년에 최소한 2회 정도 안압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예방이 최상의 치료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각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하지만 최대한 증상의 발생을 막을 방법은 있다. 우선 작업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50분 작업에 10분 휴식을 하는 것이 이롭다. 눈의 높이를 모니터의 최상부보다 조금 더 높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LCD 모니터가 CRT 모니터보다는 피로를 적게 해준다. 방의 밝기는 5백 룩스, 온도는 섭씨 18~24°, 습도는 40~70% 정도를 권한다. 일일이 재기는 어려운 문제이니 ‘온도와 습도는 쾌적한 정도, 밝기는 모니터의 밝기를 이길 정도로 밝게’라고 생각하면 된다.
안구건조증이나 안정 피로 환자에게는 환경과 생활 습관의 조절이 선행되어야 치료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 더해서 휴대전화·PDP·DMB 등 눈을 혹사시킬 것이 너무나 많다. 과유불급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