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시장에도 봄이 오고 있다
  • 최만수 프리랜서 기자 ()
  • 승인 2007.05.07 13: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상파 서비스 전국 확대·DMB 듀얼폰 출시로 전망 밝아져

위성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와 지상파 DMB, 어떤 것이 좋을까? DMB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것이다. 위성 DMB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을 볼 수 없고 매달 1만1천원(가입비 2만원 별도)의 사용료를 내는 점이 부담이다. 지상파 DMB는 무료이지만 서비스 지역이 좁고 아직 콘텐츠가 부실하다. 이처럼 둘 다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삼성전자는 4월2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던 <코리아 IT 쇼 2007>에서 세계 최초로 지상파와 위성 모두 지원하는 ‘듀얼 DMB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기술적 문제는 이미 지난해에 해결되었지만 DMB 사업자 간의 사정 때문에 출시가 늦춰졌다”라고 말했다.


지상파 DMB, 도약할 기회 맞아


 
그동안은 듀얼 DMB폰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있었음에도 유일한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가 반대해 출시가 미루어져왔다. 현재 위성 DMB로는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없는데, TU미디어가 이를 재송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듀얼 DMB폰이 출시되면 두 서비스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 명분이 사라진다.
DMB는 이동하면서 다양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손안의 TV’라고 불린다. 위성 DMB 가입자는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지상파 DMB는 2005년 12월 세계 최초로 본 방송을 시작한 이래 휴대 단말기 보급 대수가 4백만 대에 이르렀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이탈리아에서도 시험 방송을 실시하는 등 우리나라는 DMB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DMB는 HSDPA(고속 하향 패킷 접속), 와이브로 등 무선 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유비쿼터스 시대의 봄’을 알리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국내 DMB 시장은 봄을 맞기는커녕 오히려 얼어붙고 있다. 위성 DMB로는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없으며 지상파 DMB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 결과 대중화의 속도가 더뎌지면서 양쪽 모두 수익성이 약화되었다.
지상파 DMB는 지난해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주목되기도 했으나,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별도의 수신료가 없기 때문에 광고 수익에 의존해야 하지만, 서비스 지역이 수도권에 한정되어 있고 수신자가 적다는 이유로 광고주들이 외면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하는 정도에 그치는 서비스도 소비자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그 결과 KBS·MBC·SBS·YTN 등은 1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지만 수익은 1%에 불과한 10억원에 그쳤다.
위성 DMB는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위성 DMB 사업자 TU미디어는 매년 전파 사용료로 수십 억원을 내고 있다. 게다가 지하철 중계기 1만 대를 설치하는 데 2천3백억원을 들이는 등 비용 지출이 많아 적자로 허덕이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위성 DMB 서비스 가입자 수는 1백13만명. 지난해 11월 요금 인하 조처로 한때 가입자가 늘었으나, 올 연말 2백만명 확보 목표가 힘에 부쳐 보인다. TU미디어는 지난 4년간 총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3G(3세대 동영상 통신) 서비스와 저가 단말기의 출하 경쟁으로 위성 DMB의 가입자 확대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DMB 시장에서 지상파와 위성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치열한 생존 경쟁마저 맞물리면서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다음달부터 지상파 DMB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듀얼 DMB폰 같은 ‘통합형 단말기’가 출시되면 침체된 DMB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방송위원회가 지역 13개 사업자를 선정함에 따라 본격적인 전국 DMB 서비스 시대가 열린다. 정보통신부는 5월에 KBS, 8월에 지역 MBC, 9월에는 지역 민영방송의 순서로 전국 방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는 지상파 DMB 활성화를 위한 지원 대책을 내놓고 9월부터 무선 중계기 검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 조처로 시청권이 확대되고 시청자가 많아지면서 광고 수익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DMB와 위성 DMB ‘빅딜’ 필요”


 
방송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의 듀얼 DMB폰은 ‘한 지붕 두 가족’ 상태였던 지상파 DMB와 위성 DMB의 경계를 허물 해결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품은 특히 PIP(화면 내 화면) 기능을 탑재해 서로 다른 채널을 한 화면에 띄워놓고 동시에 볼 수 있다.
LG전자는 MP3 플레이어나 PMP 등 개인 휴대용 기기 및 가정용 디지털 TV에서도 DMB의 영상 및 음성 신호를 받아 재생할 수 있는 ‘휴대 이동형 기기(MPH)’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3년 후에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샤인폰’에 DMB 기능을 추가한 ‘샤인 TV 시리즈’도 내놓았다. LG전자는 MP3 플레이어에 DMB 기능을 탑재한 ‘T50’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디지털 큐브 등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DMB 기능 외에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추가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사업 초창기 많은 적자를 기록했으나 DMB 시장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면 DMB의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듀얼 DMB를 통한 서비스 통합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TU미디어의 허재영 홍보팀 차장은 “지상파 DMB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위성 DMB는 폭넓은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빅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시장도 키울 수 있고 중복 투자도 줄일 수 있다. 이것이 이뤄진다면 시너지 효과가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경쟁은 DMB 시장 자체의 파이를 작아지게 만들 수도 있다”라며 공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