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려는 '당심' 잡을 수만 있다면
  • 김 행 편집위원 ()
  • 승인 2007.05.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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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박근혜, 대반전 노림수 준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믿는 것은 ‘당심’이다. 그런데 최근 당심마저 기울기 시작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중앙일보가 5월8~9일 한나라당 대의원 1천2백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심 조사 결과, 이명박 전 시장 44.3%, 박근혜 전 대표 42.3%로 박빙의 승부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 지지율에서 불리한 국면을 확고한 당심으로 만회하려는 기본 구도가 흐트러지게 된다. 특히 당심은 ‘될 사람’에게 줄 서는 성향이 있다. 10년 야당의 설움을 톡톡히 맛본 한나라당 당원들로서는 당연할지 모른다.


“돈·병역 문제 탓에 이명박은 본선 필패”


박 전 대표 진영을 더 걱정스럽게 하는 것은 이 전 시장의 끝없는 ‘말실수’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고착되는 것 같은 현상이다. 5월23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주간 조사 결과, 이 전 시장 지지율은 전주보다 1.8%포인트 상승한 42.8%를 기록했다. 반면 박 전 대표 지지율은 전주보다 0.5%포인트 떨어진 28.7%였다. 격차가 14.1%포인트로 벌어졌다.
이 상황에서 박 전 대표 캠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본선 경쟁력’ 홍보이다. 선거는 막판으로 치닫게 되면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얼룩지기 마련이다. 이 싸움에서 살아나려면, ‘민심’이나 ‘당심’보다도 후보의 ‘도덕성’이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사석에서 “아무래도 이 전 시장이 후보가 될 것 같은데, 그러면 본선 필패야”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국 범여권 후보가 손학규가 되지 않겠나. 그 사람은 재산도 적고, 깨끗하다. 광명에 서민 아파트 한 채 갖고 있는 후보와 수백억 대의 재산가가 붙어봐라. 결과는 뻔하다”라는 것이다.
이런 당내 분위기 때문일까. 박 전 대표 캠프 쪽도 부쩍 ‘후보 검증’에 칼을 가는 눈치이다. 마지막 반전 카드여서다. 당원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본선 경쟁력’을 보고 뽑으라고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심’과 ‘민심’을 되돌리겠다고. 두 가지는 반드시 검증하겠다고 벼른다. 하나는 병역이고 다른 하나는 재산이다.
우선 병역 문제. 기관지 확장증과 결핵 같은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그가 어떻게 동해안에서 정주영 회장과 밤새워 술을 마시고, 모래 폭풍이 몰아치는 중동 사막에서 신화를 이룰 수 있었겠는가라며 자서전 내용을 샅샅이 조사하는 눈치이다. 특히 이 전 시장에 대해서는 재산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박 전 대표 캠프의 관점이다. 단순히 이 전 시장에 대해 “돈이 많다”라는 비방만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차명’이나 ‘가명’으로 재산을 빼돌렸다면 상황이 다르다.
문제는 지금까지 박 전 대표 진영이 준비한 검증 자료가 결정타가 될 수 있을 만큼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노무현 정권은 상당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며 압박 전술을 펼치고 나섰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이 이 전 시장에 대한 온갖 네거티브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실제 있다면, 노무현 정권은 이 전 시장이 후보가 될 때까지, 더욱 그를 보호하려 들 것이다. 이게 박 전 대표가 처한 아이러니이다. 결국 해답은 박 전 대표 스스로 지지율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시간은 3개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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