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
  • 왕성상 편집위원 ()
  • 승인 2007.06.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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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권사 · 보험사들, 업무 영역 파괴 · 몸집 키우기 '혈투' ...인정 사정 볼 것 없는 생존 경쟁 벌여

 

 
요즘 금융계 사람들의 지상 목표는 ‘첫째도 수익, 둘째도 수익’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분위기이다.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로 시장 개방이 임박해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사들이 전방위 영업 전선을 구축하며 ‘돈벌이 전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은행·증권사·보험사·저축은행·대부업체 가릴 것 없다.
금융계가 영업 전쟁을 벌이는 것은 ‘실탄’의 원활한 조달이 힘들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은행 지분 취득에는 제한이 없으면서 국내 산업자본에 대해서만 막는 것은 불공평하다”라고 말했다. 금융 상품의 포괄주의 규율과 업무 범위 확대를 뼈대로 한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는 견해이다. 골드만삭스·메릴린치 같은 대형 외국 투자사들이 국내 시장을 넘보고 있어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인수·합병(M&A)으로 덩지를 키우고, 증권사들은 자본 시장 통합에 따라 투자 은행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도 대형화로 국제 경쟁력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 생보사들의 기업 공개가 이루어져 돈줄에 숨구멍이 트이게 된다. 계약자들의 보험료에 기댔던 자본 조달 구조가 주식 시장으로 다원화된다는 얘기이다.
영업에 ‘올인’하는 금융계 큰 흐름은 업무 영역 파괴이다. 은행이 보험·펀드와 대부업을 겸하고, 증권사가 보험 상품을 팔며 지급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태세이다. 보험사들도 주식 투자와 관련된 변액보험 상품 판매에 나서는 한편 계약자에게 대출 세일을 강화하고 있다. 할부·리스 영업을 하는 여신 전문 회사와 저축은행의 사업 다각화도 눈길을 끈다.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방전을 벌이는 곳은 제1 금융권. 시중 은행, 특수 은행 개념이 사라지고 공익성이 강한 우체국까지 뛰어들고 있다. 우체국은 기본 업무인 우정 사업에서 벗어나 택배·펀드 업무까지 나설 채비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2천8백여 우체국을 은행 창구화하기로 하고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펀드 유치 계약을 맺었다. 농어촌 주민이 도시 증권사를 안 가도 시골 우체국에서 수익증권(펀드) 계좌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우체국들의 움직임에 긴장한 은행은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이다. 국민은행은 자산이나 시장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2위 쟁탈전을 하고 있다. 총 수신에서는 신한은행이, 원화 대출금에서는 우리은행이 앞선다. 종합금융 그룹을 꿈꾸는 농협과 민영화를 앞둔 기업은행이 그 뒤를 쫓고 있다.
다양한 영업 전략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리딩 뱅크 수성을 위해 공격적 전략을 쓰고 있다. 여성 고객, 기관 영업 등 뒷전에 밀렸던 틈새 시장 공략을 위해 전담팀 구성, 수익성 높은 급여 통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또 올해 초 신설된 20개 지역본부와 마케팅·상품 그룹 등 새로 구성된 조직도 모두 가동 중이다. 특히 고금리를 무기로 급여 이체 고객들을 몰아가는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정(CMA)에도 맞서 20~30대 사회 초년생과 거래 업체 임직원, 다른 은행 거래자들까지 끌어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3월 말 신입 행원 2백35명 모두를 영업점으로 보낸 데 이어 지난달 하순 1백93명의 본점 근무자를 지점에 전진 배치했다. 또 채용 절차를 밟고 있는 5백여 신입 행원도 교육이 끝나면 영업점에 근무시킬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영업점 근무 인원을 1천여 명 늘린다. LG카드 인수로 탄력이 붙은 신한금융지주와 지난해에만 46조원의 자산을 불리며 뒤따르고 있는 우리금융과의 격차를 벌려 선두권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모든 금융권 회사, 카드 시장에 ‘군침’

우리은행도 본부 인력을 줄여 영업점을 강화하고 있다. 2005년 말 본부 인력을 15% 줄인 데 이어 올 4월 5%를 다시 영업점으로 보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점포 50여 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영업점이 늘수록 본점 인력의 재배치도 비례해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펀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잔액이 지난 5월18일 현재 6조7천7백여 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4백여 억원보다 34% 늘었다. 5월 들어 팔린 액수만도 5천2백여 억원에 달해 공격적 영업이 먹혀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장기 투자 상품인 ‘적립식 펀드’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업점 평가 때 ‘신규 적립식 펀드 유치’에 높은 점수를 줄 정도다. 이를 위한 영업 인원 증원에도 힘쓰고 있다. 올 1월 정기 인사 때 본부 부서 장기 근무자 및 희망자 3백여 명을 영업점으로 발령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하나생명 지분 50%(3백2만1백 주)를 모두 인수했다. 알리안츠가 갖고 있는 하나생명 지분 50% 매입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하나생명의 지분 100%를 갖게 되었다.
해외 펀드 강자인 씨티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올부터 해외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 상품도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 등 경쟁력 있는 자산운용사 상품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또 주식형 펀드 상품을 지난해 말 1백80개에서 6월 말까지 2백개 이상 늘린다.
제2 금융권에도 전운이 감돈다. 증권 업계의 경우 업계 1위인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삼성증권·현대증권 등 빅 5 중심으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이 세를 키우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투자자 유치와 새 상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비과세 혜택이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투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고객 유치 아이디어도 내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추진,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을 계기로 실질적 도움을 주면서 수익도 챙기자는 취지다.
시장 싸움이 가열되기는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 업계의 경우 삼성생명·교보생명·대한생명의 경쟁이 눈이 띈다. 여기에 시장의 20%대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 보험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가 지급 여력 기준액과 시장점유율에서 으뜸이다. 그 뒤를 현대해상보험·동부화재·LIG손해보험이 따르고 있다. 빅 4에 이어 메리츠화재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손보 업계 흐름은 1위 쟁탈전 가속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 심화로 요약된다. 상위권의 사세 확장 경쟁이 치열한 반면 중소형사에는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형국이다.
금융권 모두가 군침을 흘리는 카드 시장 싸움도 예사롭지 않다. 올 들어 국민 전체 카드 사용 건수가 처음 하루 평균 1천만 건을 넘어설 만큼 판이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카드 이용 실적은 하루 평균 1천16만 건(1조1천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14%)와 금액(7.4%)이 크게 늘었다. 특히 통장 잔액 안에서 쓰는 체크카드 열풍은 거세다. 전체 카드 발급 수는 9천2백88만 장. 국민 한 사람당 2~3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카드 수수료 수입이 자꾸 늘어 은행과 신용카드 전업 회사들의 시장 싸움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 강국이 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라며 영업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금융권의 일대 혁신과 도약을 강조했다. 정책 규제 완화,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한 제도 보완, 금융 기관들끼리의 인수·합병 유도, 금융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견해이다. 

우리은행도 본부 인력을 줄여 영업점을 강화하고 있다. 2005년 말 본부 인력을 15% 줄인 데 이어 올 4월 5%를 다시 영업점으로 보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점포 50여 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영업점이 늘수록 본점 인력의 재배치도 비례해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펀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잔액이 지난 5월18일 현재 6조7천7백여 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4백여 억원보다 34% 늘었다. 5월 들어 팔린 액수만도 5천2백여 억원에 달해 공격적 영업이 먹혀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장기 투자 상품인 ‘적립식 펀드’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업점 평가 때 ‘신규 적립식 펀드 유치’에 높은 점수를 줄 정도다. 이를 위한 영업 인원 증원에도 힘쓰고 있다. 올 1월 정기 인사 때 본부 부서 장기 근무자 및 희망자 3백여 명을 영업점으로 발령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하나생명 지분 50%(3백2만1백 주)를 모두 인수했다. 알리안츠가 갖고 있는 하나생명 지분 50% 매입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하나생명의 지분 100%를 갖게 되었다. 해외 펀드 강자인 씨티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올부터 해외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 상품도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 등 경쟁력 있는 자산운용사 상품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또 주식형 펀드 상품을 지난해 말 1백80개에서 6월 말까지 2백개 이상 늘린다. 제2 금융권에도 전운이 감돈다. 증권 업계의 경우 업계 1위인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삼성증권·현대증권 등 빅 5 중심으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이 세를 키우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투자자 유치와 새 상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비과세 혜택이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투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고객 유치 아이디어도 내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추진,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을 계기로 실질적 도움을 주면서 수익도 챙기자는 취지다. 시장 싸움이 가열되기는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 업계의 경우 삼성생명·교보생명·대한생명의 경쟁이 눈이 띈다. 여기에 시장의 20%대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 보험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가 지급 여력 기준액과 시장점유율에서 으뜸이다. 그 뒤를 현대해상보험·동부화재·LIG손해보험이 따르고 있다. 빅 4에 이어 메리츠화재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손보 업계 흐름은 1위 쟁탈전 가속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 심화로 요약된다. 상위권의 사세 확장 경쟁이 치열한 반면 중소형사에는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형국이다. 금융권 모두가 군침을 흘리는 카드 시장 싸움도 예사롭지 않다. 올 들어 국민 전체 카드 사용 건수가 처음 하루 평균 1천만 건을 넘어설 만큼 판이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카드 이용 실적은 하루 평균 1천16만 건(1조1천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14%)와 금액(7.4%)이 크게 늘었다. 특히 통장 잔액 안에서 쓰는 체크카드 열풍은 거세다. 전체 카드 발급 수는 9천2백88만 장. 국민 한 사람당 2~3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카드 수수료 수입이 자꾸 늘어 은행과 신용카드 전업 회사들의 시장 싸움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금융계 관계자는 “금융 강국이 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라며 영업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금융권의 일대 혁신과 도약을 강조했다. 정책 규제 완화,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한 제도 보완, 금융 기관들끼리의 인수·합병 유도, 금융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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