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도 한 걸음부터
  • 정재학(<포커스 마라톤> 기자) ()
  • 승인 2007.06.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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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풀코스 완주 준비 요령/ 프로그램 따라 단계별로 훈련해야

 
무작정 달린다고 해서 건강이 좋아지거나 누구나 완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알고 달려야 운동 효과를 높이면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달리는 의사들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동윤 외과의원장은 “매일 같은 속도와 거리를 조깅하는 것만으로는 심장을 강화시키지 못하며 동맥경화나 노화 방지와도 거리가 아주 멀다”라고 말한다. “30분이나 60분간 일정한 속도로 꾸준하게 달리면 심혈관계가 효율적으로 적응하지만, 마지막 전력 질주처럼 단시간에 큰 힘을 순간적으로 쓰는 능력은 잃게 된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심장이 갑자기 많은 혈액을 내보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심장 혈관이 심장 근육의 산소와 영양 물질의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심장 발작에 더 취약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가지 운동만 하기보다는 가능하면 몇 가지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빠르게-천천히’ 달리기를 교대로 하거나, 하루는 5km를 걷고 다음날은 4km를 달리고, 10km 사이클 후 1km 수영을 하거나 40분간 스쿼시나 농구를 번갈아가며 하는 식이다.
윤여춘 MBC 마라톤 해설위원은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트레이닝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실시해야 풀코스 완주의 꿈을 이룰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위원은 “초보자는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하되 비만인 사람은 달리는 거리보다 걷는 거리를 더 늘리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처음 5백m는 달리고 2백m를 걷는 방법으로 2∼3회 정도 반복해 실시하는 것이 좋다. 훈련량은 1주일 단위로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라는 것이다.
‘거리주’는 일정한 거리를 정해놓고 달리는 훈련인데, 기록을 의식하고 달리기 때문에 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무리가 없는 방법으로는 ‘시간주’가 좋다. 시간을 정하고 달리면 거리 측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을뿐더러 달리는 코스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윤위원은 “운동과 운동 사이의 간격이 48시간을 넘지 않게 1주일에 3일 이상 실시해야 효과적이다. 매일 달리는 것보다는 회복하기 위한 휴식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숨은 약간 가쁘지만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 즉 심폐 기능에 적당한 자극을 주는 강도로 달리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초보자의 운동 시간은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제외하고 30∼40분이 적당하며 월 단위로 10분씩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차가 있으나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보통 8주에서 12주가량 걸린다.

 

3개월 연습하면 누구나 10km 완주 가능
윤여춘 위원으로부터 10km 완주를 위한 3개월 훈련법을 들어보았다.
초보자들의 경우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3개월까지는 체지방을 태우는 강도 낮은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달리는 거리보다 걷는 거리를 더 늘리는 것이 올바른 훈련 방법이다. 훈련량은 1주일 단위로 조금씩 늘리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오래 달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달리기와 빠른 속도로 걷기를 반복한다. 10분 달리고 10분 빠른 속도로 걷는 운동을 반복하며, 1주일이 지날 때마다 달리는 시간을 늘리고 걷는 시간을 줄인다. 4주째에는 10분 달리기와 5분 걷기, 그리고 10분 달리기를 소화할 수 있으면 된다.
한 달 동안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해서 실시하면 체지방이 많이 태워져 육안으로 보아도 몸매가 날씬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기본기인 달리기와 걷기를 실시했으니 이때부터는 조금 업그레이드시켜 변속주 훈련에 들어간다.
‘변속주’는 글자 그대로, 같은 속도로 똑같이 달리는 것이 아니라 달리면서 속도에 변화를 주는 것을 말한다. 5주부터 8주까지 4주 동안은 걷는 것을 빼는 대신 셰이킹(shaking)을 실시한다. 셰이킹은 워킹과 조깅의 중간 정도로 달리는 것을 말한다. 걷는지 달리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온몸에 힘을 빼고 달리는 자세로, 폼에 구애됨이 없이 자연스럽게 천천히 달린다.
1단계 훈련에서 실시했던 걷기 자리에 셰이킹을 대체하고 전체적인 운동 시간을 약간 늘려준다. 1단계와 마찬가지로 10분 달리기와 10분 셰이킹으로 시작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셰이킹 시간을 줄이고 달리는 시간을 늘린다. 7주부터는 한 번에 달리는 시간을 늘려 15분 달리기→5분 셰이킹→10분 달리기의 순서로 진행한다.
8주에 걸친 2단계 변속주 훈련까지 모두 소화하면 중간에 걷지 않고 30분가량을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게 된다. 운동 효과를 평가해보고 사기 진작과 의욕을 위해 대회 참가를 고려해볼 만하다. 긴 거리는 무리가 있으므로 단축 마라톤의 5km 부문에 도전해본다. 5km 부문이 있는 마스터스 대회를 알아본 후 대회에 참가해보자. 그동안 훈련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9주차부터는 셰이킹 대신 조금 빠른 속도로 달린다. 9주와 10주차에서는 속도를 줄인 편안한 달리기를 병행하며, 11주부터는 조깅 페이스로 30분 이상 달릴 수 있도록 한다.  초보자를 위한 12주 훈련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면 40분 조깅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이 정도면 슬슬 대회 참가에 대한 욕심도 생긴다. 마음으로는 하프 마라톤도 거뜬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리한 거리를 설정하면 달리기에 대한 흥미를 잃을 뿐 아니라 힘들고 고통스러워지기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기 쉽다. 긴 거리를 고통스럽게 달리는 것보다는 조금 짧은 거리를 즐겁게 달리는 것이 더 낫다. 12주 훈련이 완성되었다면 10km 단축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km가 부담스럽다면 5km부터 도전하면 된다. 5km, 10km, 하프코스 등의 단계를 차례로 거치면 42.195km를 달리는 풀코스 마라톤도 거뜬히 완주할 수 있다. 매년 마라톤 대회에서 수십만명의 사람이 42.195km를 거뜬히 완주하고 있다. 이들 모두 처음에는 걷기부터 시작해 거리를 늘리는 훈련을 통해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42.195km에 도전하려면 최소한 이 거리의 10배인 4백km 정도의 누적 연습량이 필요하고 20km 이상 장거리 훈련을 주 1회 정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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