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완소남'들의 유쾌 ·통쾌 복수극
  • JES ()
  • 승인 2007.06.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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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애국주의는 별개이다. 하지만 <오션스13> 같은 할리우드 대작에 ‘삼성’과 ‘애니콜’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절로 귀가 쫑긋해지고 친근감이 생겨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오션스 시리즈’의 완결편인 <오션스13>은 유종의 미를 염두에 둔 구성의 치밀함 외에 한국인이라면 으쓱할 만한 장면이 곳곳에 나와 흥미를 끈다.
삼성 애니콜이 PPL(간접 광고)로 참여하면서 영화의 14번째 주인공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극중 카지노 대부로 출연하는 알 파치노는 초반부터 수행 비서에게 “삼성 휴대전화를 구해오라”고 닦달한다. 또 카지노 시스템을 통제하는 보안 지대에 들어가 애니콜을 꺼내며 “이 휴대전화는 여기에서도 터진다. 역시 다르다”라며 감탄한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삼성의 브랜드를 알리며, 극적 재미까지 선사하니 영리한 PPL이었던 셈이다.
이번 영화의 캐스팅도 전작 이상으로 화려하다. 한국에 ‘규라인’이 있다면 할리우드에는 ‘조라인’이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조지 클루니를 중심으로 브래드 피트·맷 데이먼 등 기존 11명의 멤버에, 1편의 악역이었던 앤디 가르시아와 뉴페이스 알 파치노가 가세했다.
홍일점 여주인공 역은 줄리아 로버츠·캐서린 제타 존스에 이어 섹시 스타 앨런 바킨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세계적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특급 카메오로 나섰다. 총 개런티 액수만 합해도 1천2백억원에 이르러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마지막 버전답게 복수극의 무대는 1편의 배경이었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로 옮아간다. 사건은 오션의 일당 중 한 명인 루벤 티시코프(엘리엇 굴드)가 카지노와 호텔 경영자 윌리 뱅크(알 파치노)와 공동 투자한 새 호텔을 사기당하면서 시작된다. 루벤이 이 충격으로 심장에 무리가 생겨 몸져 눕게 되자 오션 일당이 복수에 나선다. 단지 돈 때문이 아니라, 동료의 원한을 풀기 위해 뭉쳤다는 점이 전편과 다르다.


전략 더 치밀해진 시리즈 완결편


 
오션 일당의 전략은 더욱 치밀하고, 통쾌해졌다. 과거의 적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까지 영입해 세 가지 작전으로 뱅크를 몰락시켜간다. 3분30초 안에 뱅크의 호텔 카지노 전 테이블에서 5억 달러의 대박이 터지도록 조작하는 등 사건을 꾸며 그를 파산시킨다.
복잡한 프로젝트에 어지러울 법도 하지만,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유머러스한 대사와 때에 따라 서너 개로 나누어지는 감각적인 화면 및 편집을 동원해 눈을 현혹시킨다.
게다가 할리우드의 두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인 브래드 피트와 맷 데이먼이 또다시 망가지며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뱅크의 호텔에 위장 잠입하기 위해 브래드 피트는 장발에 안경을 끼고 수염까지 붙이는가 하면 맷 데이먼은 특수 분장으로 매부리코를 만들어 앨런 바킨을 유혹한다.
요즘처럼 CG와 자금력을 앞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오션스13>은 오히려 가볍지만 인간적인 복수극으로 신선함을 불어넣는 듯하다. 12세 관람가로 6월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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