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를 주목하라
  • 김철상 (주식 투자 연구가·팍스넷 이사) ()
  • 승인 2007.09.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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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투자하면 경기 흐름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경기가 나쁠 때는 통상 주가도 떨어져 주식 투자가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경기가 좋으면 비로소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경기와 주가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 대다수 사람들이 경기가 가장 좋을 때 주식을 사지만 투자를 하고 나면 주가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 2003 ~2007년 사이 언론을 통해 본 경기는 좋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기간 주가는 종합 지수 최저점(512)에서 출발해 최고점(2015)에 이르기까지 4백% 가까이 올랐다.  2003년 카드 대란으로부터 시작해 경제는 계속 어려웠다. 지금도 체감 경기는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주가는 2000에 가까이 와 있다.

경기와 주가는 함께 가지 않는다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경기를 구성하는 지표와 주가를 구성하는 지표가 다르다는 점이다. 경기는 ‘모든 사업의 경기’를 말한다. 즉 건설과 이에 따른 자재 경기도 있고, IT 반도체의 경기도 있다. 또 농업·어업·음식업·숙박업·운수업·서비스업·금융업·교육 사업 등 모든 부문의 경기를 합쳐서 종합해놓은 것이 바로 경기이다.
그런데 이런 사업의 경기는 부문마다 다르게 작용한다. 조선업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호황이지만 운수서비스업이나 음식·숙박업, 소규모 가게 점포를 포함한 유통업 등 피부로 느끼는 서비스업은 여전히 불경기이다.
그러나 주식 시장은 상장된 기업의 성장을 뜻한다. 조선업이나 그 자재가 되는 철강·석유·화학·기계 등의 주요 업체는 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있지만 택시 운전 서비스업이나 음식·숙박업, 소규모 점포의 유통업은 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체감 경기나 여러 산업의 경기를 종합해놓은 종합 경기 및 주가는 비슷한 행보를 보일지 모르지만 함께 움직이지는 않는다. 실제 주식 시장에서도 초호황을 누린 조선업이나 그 자재를 대어주는 철강업·화학업·기계업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은 주가가 5백~1천% 상승을 보인 반면 유통업, 일반 서비스업은 오르지 않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주가 상승을 경기, 특히 일상 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기와 연결시켜 투자를 결정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전체 경기를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호황이 예상되는 업종을 구분해서 보는 관점이 더욱 긴요하다.
나아가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마다 경기가 다르다. 음식·숙박업이 불경기라고 해도 크고 이름난 대형 음식점은 손님이 기다릴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업종이 불경기라고 해도 오히려 영업이 더 잘 되는 특정 기업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런 투자처를 찾아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전체 경기 흐름 중 근간이 되는 산업 경기는 주가와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갖는다. 이처럼 중요한 근간이 되는 지표들을 모아 실제 경기보다 앞서 경기 방향을 정하는 경기선행지수 움직임과 주가 움직임이 비교적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내므로 투자자는 지금의 경기보다는 경기선행지수의 움직임을 주목하게 된다.
얼마 전 7월의 산업 활동 지표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생산·출하·소비·수출·내수·투자·건설 부문 모두가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선행지수가 전년보다 계속 좋아지고 있어 국내 근간 산업 움직임이 주가가 오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등으로 금융 시장이 출렁이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런 변수에 마음을 졸이기보다 경기선행지수 방향이 성장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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