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짚고 헤엄치기’ 투자
  • 김철상 (주식 투자 연구가·팍스넷 이사) ()
  • 승인 2007.10.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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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돈벌이 방법은 다양하다. 제조업이나 금융업, 서비스업처럼 정상적인 산업 활동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땅 투기나 고리 대금업, 임대 사업, 학원 사업, 심지어는 매점 매석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기업이 있다. 주식 거래를 단순히 값의 오르내림을 노린 투자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기업이 운영하는 사업에 지분을 갖는다고 본다면 주식 투자는 다양한 돈벌이 방법을 선택하는 길이 된다.
따라서 기업이 돈을 버는 방법, 즉 사업 구조에 대해 잘 연구하면 의외로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다. 기업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특정한 사업이 장기적으로 돈을 벌지 아닐지는 시간을 들여 조사하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도시가스 공급 사업(도시가스 회사)을 유망한 사업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 도시가스 사업을 일반 제조업이나 유통업과 비교해보면 장점을 파악할 수 있다.

오래 돈 벌어줄 유망 사업을 찾아라
도시가스 회사는 아파트에 난방이나 취사용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가스를 저장하는 대용량의 가스 저장 탱크를 짓고, 탱크로부터 각 아파트의 개별 주택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배관망을 설치한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지만 일단 이런 망이 갖춰지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게 된다.
도시가스 공급 사업의 장점을 살펴본 다음 투자 대상으로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도시가스는 난방과 취사용으로 사용되어 생활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따라서 수요가 안정적이며 사업체가 망해도 없어지지는 않는다.
둘째, 취사와 난방용 가스를 공급하므로 경기가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일어난다.
셋째, 한 지역의 가스 회사는 하나이므로 다른 기업과 경쟁하지 않는다.
넷째, 가스를 쓰는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밸브를 열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광고나 영업을 할 필요가 없다.
다섯째, 영업 사원이 나가서 수금을 하지 않으며 사용자가 기업의 통장으로 요금을 넣는다. 여섯째, 원료 가스 값이 오르면 그대로 사용료에 떠넘길 수 있다. 따라서 원료 값 등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장사를 하거나 제조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어떤 사업도 이처럼 손쉽게 하는 경우가 없다. 대부분의 사업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망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도시가스 사업은 어떤 위험 부담도 없다. 다만 초기 대규모 투자를 할 때 장치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비용으로 나가 초기에는 이익이 적게 잡히다가 차츰 사용자가 늘고 감가상각이나 이자 비용이 줄면 이익이 꾸준하게 생기는 구조이다.
대부분 사업은 일정 기간 시한부로 돈을 버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도시가스 사업은 평생 사업체를 운영해도 수익이 줄어들 위험성이 적다. 따라서 한 평생 투자해도 무방하다.
싼 값에 사서 비싸게 판다는 ‘거래 차원’에서 보지 않고, 3년이나 5년 또는 10년이나 30년 돈을 벌어줄 유망한 사업인지를 판단하고 투자를 한다면 주식은 아주 훌륭한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 같은 관점에서 주식을 보면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열릴 뿐 아니라 좋은  결실을 얻는 방법도 터득하게 된다.
 담배 제조, 주유소, 사채업, 신용카드 사업, 건설업, 카지노, E-마트, 주조장, 제약사, 교육 사업, 통신사업, 보험사 등에서도 도시가스 사업과 같은 장점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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