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스타” 재벌 2세 테마주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07.10.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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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텍의 주주 명단에서는 낯선 이름인 통신장비 업체 ‘디질런트FEF’가 눈에 띈다. 디질런트의 오너 역시 비에 못지않은 스타이다. 다만 비와는 장르가 다른 재벌가 2세이다. 디질런트FEF는 지난 4월 SK그룹 일가인 최철원씨가 자신이 소유한 마이트앤메인을 우회 상장하기 위해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재벌 테마주’로 떠올랐다. 최철원씨는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셋째 동생인 최종관 전 SKC 고문의 장남. 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 간이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사업체가 없었던 최종건씨 집안에서는 SK그룹의 물류를 ‘일부’ 담당하면서 4백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는 마이트앤메인을 통해 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올 초 주당 5백원 대였던 디질런트의 주가는 최철원씨의 인수설이 퍼지면서 들썩이기 시작해 지난 4월 말 3천2백50원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다. 이후 2천원 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비가 투자하는 세이텍에 5억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이전의 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최철원씨의 디질런트FEF와 함께 재벌 2세 테마를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구본호씨의 레드캡투어이다. 구본호씨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정회씨 집안의 3세이다.
구정회씨의 셋째 아들인 고 구자헌 씨의 아들 구본호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디어솔루션 지분에 손을 대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치솟자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구본호씨가 액티패스에 손대면서 이 회사 주가가 요동을 친 것도 관심을 끈다. 그가 손을 대기 이전이나 이후나 사업 내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알 수 없는 일은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액티패스가 느닷없이 하한가를 기록하며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는 점이다. 불과 4일 만에 1월 중순의 주가로 되돌아간 셈이다. 이에 대해 액티패스는 공시를 통해 “이유를 알 수 없다”라고만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액티패스의 이상 주가 급등락에 대해 거래소가 심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당국이 별다른 실적 없이 단지 재벌 2세가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널을 뛰었던 이유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엔테테인먼트 테마가 뜨면서 한동안 증시를 달구었던 ‘재벌 2세 테마’가 세를 다하고 사그라지는 신호탄으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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