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샘플 유통 ‘위험 수위’
  • 왕성상 전문기자 (wss4044@hanmail.net)
  • 승인 2007.10.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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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판매와 더불어 샘플 제품들의 불법 유통도 화장품 업계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판촉용 견본품들이 인터넷쇼핑몰, 재래 시장, 방판을 통해 시중에 흘러드는 것이다. 여성용이 많고 종류는 수십 가지이다. 팩·병·상자를 포함해 용기가 다양하다. 화장품 견본품을 파는 곳은 전국적으로 수천 곳에 이른다. 정품 값보다 70% 이상 싸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자 수집상과 유통 업체들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한 해 시장 규모는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약 1천억원 대로 추정된다.
이들 제품의 거래가 활발한 곳은 인터넷쇼핑몰. G마켓·옥션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화장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이 주요 창구이다. 30~40대 여성층이 주 고객이며 100개 단위로 3천~5천원에 팔린다. 샘플 용량은 개당 15㎖ 정도.
샘플 제품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이지만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제조일이 적혀 있지 않아 변질된 채로 팔려도 소비자가 보상받을 길이 없다. 더욱이 전자상거래법에 팔 수 있는 물건 분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당국도 불법 유통을 방치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오픈 마켓에서 샘플 화장품을 사서 사용한 주부 김 아무개씨(31)는 “유명 브랜드 견본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라며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입해 쓴 샘플이 변질되었는지 피부 트러블이 생겨 수일간 병원을 오갔으나 보상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등 재래 시장과 도로변 좌판에서도 견본 화장품들이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 지방 대도시는 물론 중소 도시 상가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심지어는 대학가, 회사 사무실, 가정집에까지 방문 판매원들이 찾아든다.
샘플 화장품의 불법 유통이 잦아지면서 불똥은 화장품 업계로 튀고 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 판촉을 위해 견본품을 만들어야 하는데도 망설이는 분위기이다. 한 업체 간부는 “샘플은 고객이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판매점에서 나누어 주는 것이다. 매달 1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으나 근절할 길이 없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대한화장품협회는 넘쳐나는 화장품 샘플 불법 유통 대책을 세우기 위해 실태 파악과 함께 적극적인 단속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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