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우정
  • 이재현 기자 (yjh9208@sisapress.com)
  • 승인 2007.12.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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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 대전 전장에서 벌어진 감동 드라마 “전쟁은 없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극장가는 연말 대목을 맞아 연인이나 가족 관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그에 걸맞은 영화를 내걸기 마련이다. 크리스마스라는 소재는 그동안 여러 영화에서 써먹던 것으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의 악몽> <34번가의 기적> 등을 꼽을 수 있다. 교회에 다니든 안 다니든 크리스마스는 사람들에게 종교를 떠난 평화를 준다. 그 대가로 장삿속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람들은 잠시나마 안식을 누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프랑스, 독일, 영국, 벨기에, 루마니아가 합작으로 만든 영화로 제1차 세계 대전 중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쟁과 크리스마스가 한데 어우러진 영화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가장 극적인 소재가 만났으니 감동이 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1914년 여름, 유럽은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야심으로 전쟁에 휩싸인다. 독일 오페라의 최고 테너였던 슈프링크(벤노 퓨어만 분)는 징집을 당하면서 북 프랑스의 전장으로 끌려간다. 프랑스, 스코틀랜드 연합군과 대치하면서 전투가 이어지고 사상자는 늘어만 간다.
연인 슈프링크를 사지로 보낸 안나(다이앤 크루거 분)는 독일의 전하를 설득해 슈프링크가 있는 부대 근처 저택에서 음악회를 연다. 귀족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야 하는 처지를 비관한 슈프링크를 따라 안나는 3국의 병사가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참호로 따라간다.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한 각 군은 참호에서 각자 파티를 즐기고 있는데, 슈프링크가 병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겠다며 일어선다. 성가가 밤하늘에 울려퍼지자 스코틀랜드 군 참호에서 백파이프로 반주를 넣어준다. 슈프링크는 참호에서 밖으로 나와 노래를 계속한다.

적군 병사들과 술과 음식 나누며…

기독교 문명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공통의 명절이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을 믿고 그 앞에서 머리를 숙인다. 예수 탄생 앞에서 전쟁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이브 휴전에 합의한다. 오늘 하루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참호에서 나온 각국의 병사들은 술과 음식을 나누며 어울린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그들에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늘에는 영광이 있고 땅에는 적과 적의 사이에 우정이 피어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했다는데도 영화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적이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눈으로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껏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볼만한 영화. 12월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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