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먹히고 몸집 불리기 ‘전쟁’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 승인 2007.12.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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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업계 / 경쟁력 향상이 화두

 
08년 통신 시장의 화두는 ‘M&A(인수·합병)’와 ‘무한 경쟁’으로 압축할 수 있다. 정부가 최근 유선과 무선, 방송과 통신의 장벽을 허물면서 관련 업계 간에도 치열한 생존 게임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12월1일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주당 1만1천9백원에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텔레콤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SK텔레콤은 유선과 무선을 아우르는 ‘통신 공룡’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에 자극받아서일까. KT도 2007년 12월11일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을 포함한 회사 지배구조 개편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T는 그동안 시장 지배 사업자라는 이유로 KTF와의 합병에 어려움을 겪었다. KTF와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SK텔레콤과의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통신시장 재편 움직임에 적극 동참 중

미래에셋증권 최영석 애널리스트는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공식화될 2008년 2분기부터는 통합 상품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KT 역시 KTF와의 협력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코너에 몰리게 된 곳이 LG그룹이다. 때문에 LG그룹도 생존을 위해 통신 계열사 3콤(텔레콤·데이콤·파워콤)의 합병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미 시장 일각에서는 LG데이콤이 LG파워콤 상장 이후 합병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현재 이같은 통신 시장 재편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2007년 10월 3년째 끌어오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오는 2011년 8월부터 통신요금 산정이 전적으로 시장 자율에 맡겨진다는 것이 첫 번째 내용이다. 현행 통신요금은 정통부 인가 사항이었다. 그러나 3년 후부터 이같은 정통부의 요금 인가권이 없어지게 된다. 대신 요금 산정을 업계 자율에 맡김으로써 통신 업계 간 치열한 요금 인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협의에서는 유·무선 통신 시장의 영역 구분도 없앴다. 기존에는 유 ·무선 통신망이나 설비를 보유한 업체의 동의가 없으면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시장점유율 50%를 넘는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재판매 업자에게 자사의 망을 빌려주어야 한다. 때문에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뿐 아니라 기존 재판매 업체도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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