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의 ‘암중모색’ ‘광장’에서 빛 볼까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 승인 2008.01.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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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의원 “신당 창당 준비 작업은 아니다”

 
친노(親盧) 인사들이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과 ‘배제론’에 시달려온 이들이 서서히 침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광장’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친노 그룹이 주도하는 연구재단이다.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이 준비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12월27일 창립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화영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광장’의 역할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당 정체성을 세우고 단기적으로 총선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의원은 그러나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 아니냐’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절대 그럴 가능성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른바 ‘친노 창당설’은 당 안팎으로 대선 책임론 공세를 받고 있는 친노 그룹이 통합신당을 이탈해 별도의 정치 세력을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시기와 맞추어 2~3월 중 정계 개편 차원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친노 인사들 대다수는 당 내부에서 ‘노선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친노 그룹의 수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가 토론회 축사에서 “이번 패배를 거울 삼아 새로운 가치와 길을 찾아내야 한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당 대표, 박원순 변호사가 맡아주었으면…”

이화영 의원은 노대통령의 퇴임 시기와 맞춘 정계 개편설에 대해 “2010년 지방 선거 때에나 가능한 시나리오 아니겠느냐. 일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남, 특히 부산·경남(PK) 지역 친노 인사들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통합신당 ‘간판’을 뗀 채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당내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겠지만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가치들을 계승시켜야 한다는 명분과 통합신당에 호의적이지 않은 지역 현실이 맞물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화영 의원은 “상당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정통 민주 세력이 후보도 못내는 상황에 빠지는 것이 솔직히 부끄럽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선거법을 개정해 지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선거구제 개편이 정치 현실상 힘들다면 우선 지역별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50명가량 추가로 배당해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단초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의원은 “한나라당도 호남에서 국회의원을 내고 우리 당도 영남에서 국회의원을 내서 최소한 영남에서 우리 당을 지향하는 사람이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 방안으로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을 기조로 삼아서 오는 2월 정기국회에서 결론을 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된 ‘손학규 추대론’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의 정체성과 상당 부분 맞지 않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우리 당이 앞으로 위기 상황에서 너무 타협적이거나 우편향적으로 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에서 외부에서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당내 초선 의원 15인 그룹과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이의원은 ‘외부 선장’과 관련해 “박원순 변호사가 해주신다면 가장 좋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백낙청 교수도 하시면 좋겠지만 학자로 오래 계셨는데 고생만 시켜드리는 것 아닌가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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