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쓰는 대통령’ MB를 기대한다
  • 권영준 (경희대 교수·경영학) ()
  • 승인 2008.01.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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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건국 60주년이 되는 올해 취임하는 대통령이어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과업을 수행해 역사에 남기를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이당선인은 지난해 5월 한 고등학교에서 1일 명예교사를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야망을 가지라는 뜻으로 “Boys, Be MBtious!”라는 위트 있는 표현을 남겼다. 그렇다. 그는 MBtious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MBdextrous(ambidextrous: 양손을 모두 잘 쓰는 매우 유능한)한 리더이기도 했다. 이제 그는 사실상 마지막 커리어이자 가장 중요한 커리어인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기업의 고객은 회사 밖에 있지만, 국가의 고객은 나라 안에 있다는 점이 매우 다르다. 같은 목표를 가진 회사 내 직원들에 대해서는 CEO의 통제 수단이 확실하지만, 이해관계가 모두 다른 국민들에 대해서는 통제수단이 별로 없다. 그래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만은 “국가는 회사와 구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국가 운영은 회사 운영과는 전혀 다르다”라고 했다. 오로지 그의 초심처럼 국민들이 감동할 수 있도록 섬김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사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민심은 대단히 변덕스러운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임기 초반에 문민 대통령으로 많은 개혁에 성공하면서 지지율이 90%를 상회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임기 말에는 아들이 구속되며 지지율이 급락했고 급기야는 외환위기를 당하고 말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대한 평가는 외환위기 극복 덕분에 중간평가에서 A+를 받았지만, 임기 말에는 두 아들이 구속되고 측근들의 비리와 카드 대란 및 무분별한 건설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F에 가까운 평가를 받는 불행한 지도자가 되지 않았는가. 이명박 당선인이 스스로도 말했지만 5년이라는 시간은 길지 않다.

반대자들의 마음 살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해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반대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고 논리적 타당성을 지닌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가들과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혁명 직후 동지였던 육사 5기들과 결별하고 전문가 그룹인 학자들과 기술 관료 중심으로 경제 개발에 성공하지 않았는가. 현재까지 발표되고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보면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하는 등 바람직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와 같이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반대로 팽팽히 맞서는 정책이나, 금산 분리 완화와 같이 글로벌 표준과 어긋나는 정책들은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MB로 발음되는 단어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멋진 단어만 있는 것은 아니다. MBvalent(ambivalent: 서로 상충되는, 모순이 되는)라는 단어도 MB로 시작된다. 이당선인이 MBvalent한 지도자가 아니고 MBdextrous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사가 만사라는 만고의 진리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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