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수·선아야, 너희들 살리려 내가 왔다”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8.01.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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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루머들 한방에 잠재운 가수 나훈아씨

 
“언론이 펜으로 나를 죽였다. 나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이제 꿈을 잃어 무대에 서기도 어려워졌다.”
나훈아(본명 최홍기)씨는 젊은 여배우들과의 염문설, 그리고 야쿠자에게 당해 신체 일부가 훼손되었다는 설, 인기 개그맨 부인과의 통정설, 잠적설, 와병설 등 자신을 둘러싼 루머들이 한창 나돌 때 지리산 뱀사골에서 출발해 백두대간의 숲 속을 거닐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명이라는 것은 어떤 사건이 문제가 됐을 때 그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명확하게 설명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난 한 게 없기 때문에 해명을 할 것도 없다. 이 해명은 확실치 않은 얘기들을 제대로 근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오도한 기자나 언론사가 해명해야 한다”라며 언론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입과 언론을 통해 악성 루머들이 퍼져, 나는 망가졌지만 후배 여배우들이 당하는 것을 이대로 볼 수 없어 해명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25일 오전 11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기자회견장. 2006년 연말 디너쇼를 가진 이후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졌다가 무려 1년이 지나 나타난 나씨는 아주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회견장에 몰려든 신문, 방송, 잡지, 인터넷 등 각 매체의 취재진과 팬들을 휘어잡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자신에 관한 루머들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풀어나갔다.
나씨는 야쿠자를 둘러싼 루머에 대해서 소설과 같은 이야기로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체 훼손설을 얘기할 때는 감정이 격해져 테이블에 올라가 바지 지퍼를 내려 보이기도 했다. 그는 “김혜수, 김선아. 후배 얘기를 바로잡아달라. 그리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으로 함께 해달라. 그래야 대한민국 연예계와 언론이 더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라며 김혜수·김선아 씨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책임지고 바로잡아줄 것을 언론에 요구했다.
후두암 등 죽을 병에 걸렸다거나, 개그맨의 부인을 뺐었다는 등의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다른 이의 부인을 빼앗은 가정파괴범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실제는 물론이고 꿈에라도 남의 마누라를 탐해봤다든지 가정을 파괴했다든지 눈곱만큼이라도 있었다면 개××다”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부인했다.
나씨는 40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트로트 가수로서 활동해왔다. 그의 공연은 항상 매진 사례였으며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자신의 공연에 대해 매년 똑같지 않은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공연을 만들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나씨는 기자회견 내내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가수는 꿈을 파는 직업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꿈이 힘들기 시작했고, 고갈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소동으로 무대에 서기조차 어려워졌다고 한탄했다.
한국인의 심금을 울려주는 국민가수 ‘나훈아’. 경위야 어떻든 그가 무사하고 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 국민은 안도할 수 있었다. 지난 1년여 동안 남들은 상상하지 못할 심적 고통을 당했을 나씨가 좀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열창하는 모습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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