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반란 꿈꾸는 호쾌한 그들이 온다
  • 민훈기 (민기자 닷컴) ()
  • 승인 2008.01.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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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프로야구에 MLB발 ‘투타 돌풍’ 예고 리마·가르시아, 각각 기아·롯데 살릴 새 동력으로 떠올라

2008 프로야구 시즌을 앞두고 기아와 롯데 팬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기아의 경우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던 두 투수가 가세함으로써 심지어 우승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두 투수 중 한 명은 제구력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듣던 서재응이고, 또 다른 한 명은 MLB에서 한 시즌 21승을 거둔 경력이 있는 호세 리마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좋은 투수력을 지닌 롯데는 역시 MLB 출신인 커림 가르시아라는 타자를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다.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를 임명한 데 이어 가르시아와 투수 마티 매클래리까지 데려가면서 전력을 알차게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우승팀 SK의 김성근 감독이 올시즌 주목할 팀으로 롯데를 꼽았을 정도이다.
필자는 스포츠조선 특파원이던 시절 리마와 가르시아를 현장에서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선수이며 또 올시즌 어떤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지 분석해본다.

 
■ ‘그라운드 위의 응원단장’ 호세 리마

일단 기아와 국내 야구팬들은 성적과는 별개로 아주 흥겹고 유난스러운 제스처의 ‘응원단장 리마’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리마의 별명은 ‘리마 타임(Lima Time).’ 전성기 때 마운드에서나 덕아웃에서 보여주는 다채롭고 다혈질적인 모습으로 자기 팀 팬들을 열광시키거나 혹은 상대 팀 팬들의 야유를 끌어내면서 얻은 별명이다. 리마는 마운드에서 삼진이나 혹은 승리를 거두었을 때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고 기쁨을 표출하며 유난스런 제스처를 보이곤 했다.
빅리그에서 한 시즌 21승을 올려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던 리마는 그러나 폭발적인 강속구를 지난 정통파 투수는 아니다. 체인지업이 뛰어나고 제구력이 좋은 스타일로 패스트볼의 제구력이 흔들리면 고전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서재응과 유사한 스타일의 투수라고 할 수 있다.
1972년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태어난 리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드래프트되어 1994년 만 22세의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3경기 만에 다시 마이너 리그로 내려가 1997년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되었는데 1998년에 16승8패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1999년 21승을 올리고 올스타에 뽑히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던 리마는 그러나 2000년부터 추락했다.
2004년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13승5패로 부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2006년 메츠에서 4패만 기록한 채 거의 트리플A에서 시즌을 보냈다. 그것으로 리마의 빅리그 생활은 끝났다.
그러나 리마는 야구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 멕시칸리그의 사라페로스 데 살티요에서 뛰면서 13승을 거두기도 했다.
기아 팬들이 리마에게 우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이다. 리마는 지난해에 멕시칸 리그에서 1백60이닝을 소화한 후 도미니카 윈터리그로 가서 또 10경기에 선발로 나서 50이닝 넘게 던지며 3승2패에 2.84의 좋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윈터 리그에 빅리그의 노장이나 유망주들도 대거 참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능력이 여전히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타자들이 제대로 된 체인지업에 익숙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승대 성적도 기대할 만하다.
현재 괌에서 열리는 전지 훈련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잘 적응하고 있는 리마는 초반에 분위기만 잘 타면 올해 기아의 돌풍을 이끌 능력을 지닌 선수이다. 마운드에서 요란한 세레모니와 덕아웃에서 타월을 흔들면서 응원을 주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 리마는 야구 생애를 마치면 가수로 데뷔할 예정이다.

 
■ ‘멕시코산 장거리포’ 커림 가르시아

롯데 팬들의 기대를 모르는 커림 가르시아는 MLB에서 통산 66홈런을 때린 좌투 좌타자이다. 1975년 10월29일 멕시코의 소로나에서 태어났다.
1995년 9월 빅리그에 데뷔하면서 그해의 최연소 빅리거가 되기도 했던 가르시아는 그러나 그 후 2년간 주춤하다가 1998년 신생팀 드래프트를 통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애리조나 팀의 개막전에 주전 우익수로 기용된 가르시아는 시즌의 절반 정도에 기용되며 2할2푼2리 9홈런 43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자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당시 애리조나는 여전히 유망주로 꼽히던 가르시아를 내주고 루이스 곤잘레스와 현금까지 받아 챙겼다.
가르시아는 타이거스에서도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클리블랜드, 볼티모어,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을 계속 돌아다녔지만 빅리그에 정착하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2003년 뉴욕 양키스에서 뛰면서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리그 챔피언십에서는 페드로 마르티네스와의 충돌로 유명해지기도 했었다.
가르시아는 그러나 2004년 시즌을 끝으로 MLB를 떠나 일본의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중심 타자로 뛰었다. 롯데 팬들을 흥분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가르시아가 일본에서 보여준 활약이다.
적응하기 어렵다는 일본 리그에서 가르시아는 첫해인 2005년 시즌 3할7리에 21홈런 60타점을 올렸다. 특히 그해 8월10, 11일 벌어진 라쿠텐전에서 이틀 연속 3홈런씩을 터뜨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6년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가르시아는 필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방출되자 지난해에는 멕시코리그의 술타네스 데 몬테레이에서 뛰었다.
가르시아가 빅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손목 등을 비롯한 고질적인 부상이었다. 그러나 빅리그는 물론 일본 무대와 멕시코 무대 등에서 적응하고 과시한 능력이라면 롯데 팬들이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
리마와 가르시아의 맞대결 또한 팬들에게는 올시즌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가르시아의 MLB 10년 통산 성적은 총 4백88경기 출장, 1천4백63타수 2할4푼1리 66홈런 2백12타점 2루타 44개, 3루타 13개, 볼넷 81개, 삼진 3백30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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